경찰청, 간소화 조치로 사라진 '경사로·T자 코스' 부활
학과시험도 전보다 까다로워질 듯…도로주행만 쉽게

운전면허 시험이 5년 만에 다시 어려워진다. 경찰청은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운전면허시험장과 운전학원의 시설개선 작업을 거쳐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면허시험을 개선하기로 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2011년 6월 면허시험 간소화 조치 이후 5년 여 만으로 과거 최대 난코스로 불린 ‘경사로’(언덕에서 정차 후 다시 출발)와 방향 전환, 주차 능력을 검증하는 ‘T자 코스’ 부활 등 장내기능시험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장내기능시험을 어렵게 한 것은 도로주행 연습에 앞서 장내기능에서 운전에 필요한 항목을 충분히 숙달하게 함으로써 초보운전자의 도로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취지다.

학과시험도 까다로워진다. 현재 문제은행 방식으로 730문제가 공개돼 있지만 안전운전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기에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라 1000문제로 확대되기 때문이다. 추가 문제에는 최근 개정된 법령(보복운전 금지, 이륜차 인도주행 금지, 어린이·노인 보호구역 운전방법, 긴급자동차 양보)등의 내용이 반영된다.

다만 도로주행 시험은 쉬워진다. 평가항목이 87개에서 59개로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는 ABS 브레이크 등 자동차 성능 향상에 따라 불필요한 항목을 삭제하고 안전운전에 필수적인 항목을 추가로 반영한 결과라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평가 제외 항목은 후사경 조정 여부 등이다. 또한 도로주행 검정원의 주관적 의견이 개입될 소지가 많은 수동 채점 항목도 62개에서 34개로 줄어 객관성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면허시험 간소화 이후 장내기능시험 합격률은 69.6%에서 92.8%로 높아졌고 도로주행시험 합격률은 78.7%에서 58.5%로 낮아진 상황이다. 경찰의 조치는 장내기능시헙 합격률을 낮추고 도로주행시험 합격률을 낮추는데 방점이 찍혔다. 경찰은 운전전문학원 비용은 다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학원비 평균은 40만 원 정도인 반면 47~48만 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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