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 남녀 순경 상당수 형사부서에 배치…세대교체 기대감 속 '검거율 하락' 우려 시선도
남녀 순경 상당수를 일선 경찰서 형사부서에 기용하는 대전경찰의 새로운 인사 방침에 대해 현장에서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순경급 경관의 형사부서 기용에 대해 ‘경험이 일천해 형사력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젊은 경찰이 근무함으로써 형사부서의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일부 있다.
대전경찰은 최근 대전 각 경찰서 형사부서에 순경급 상당수를 배치했다. 형사부서에 1년간 시보과정을 거친 순경 5명(여경1 포함) 정도를 기용하는 것이 골자로 대전 6개 경찰서 형사부서에 약 30명의 순경급을 배치했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대전지역 경찰관의 평균연령대가 다른 청에 비해 높다. 최근 신임순경들이 3년 동안 수백 명 들어와 지역경찰과 현장 근무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지만 형사부서는 세대교체가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새롭게 들어오는 순경들이 빨리 형사 일을 배워 제때 세대교체를 이루겠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인사발령 방침에 대해 현장에서는 형사부서의 검거율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 3년간 대전지역 5대 범죄 검거율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등의 이유로 갑작스레 형사부서 세대교체를 단행하는 것은 문제인식 출발점이 잘못돼 일선 경찰의 사기를 꺾는다는 시각에서다.
대전지역 5대 범죄 검거율은 지난 2013년 53.6%(검거건수 1만468건)에서 지난 2014년 62.2%(1만1797건), 지난해에는 69.0%(1만3290건)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대전경찰의 살인 범죄 검거율은 지난 2년간 100%를 기록하는 등 발군의 활약을 펼쳐왔다. 한 경찰은 “형사는 많은 현장 경험을 필요로 하고 또 수사 노하우 역시 하루 이틀에 배울 성질의 것이 아닌데 막 시보를 뗀 순경급 경관이 상당수 형사부서에 투입되면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면서 “형사부서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팀 간의 협력 분위기가 깨질까 염려된다”고 걱정했다.
반면 형사부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목소리도 일면 존재한다. 또 다른 경찰은 “일선서 형사들의 연령대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마냥 세대교체를 미룰 수 없다는 측면에서 이런 순경급의 형사부서 배치 필요성도 있는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일각에서는 시민들에게 있어 이 같은 형사부서의 세대교체는, 단순히 내부의 조직 개편 차원을 넘어 ‘시민 안전’과 직결된 문제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다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순경급 30명 정도 형사부서에 배치되지만 일선에서 기본 베테랑 형사들이 80~90명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순경급의 투입이 수사력을 저하시키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며 “삐딱하게 보면 문제라 볼 수도 있겠지만 형사업무는 개인이 자기사건을 처리하기보다는 팀에서 하나의 사건을 처리하는 일이 많고 (형사 업무는) 다른 업무보다도 신임 경찰들이 일 배우기 좋은 여건이라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나름의 소신을 밝혔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