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에선 요즘 세종시의회 의원들의 대한 자질론이 종종 거론되고 있다.
◆‘어제의 동지를 오늘의 적’
사건의 발단은 더불어 민주당에서 만들었다.
임상전 세종시의회 의장이 지난 4일 더불어 민주당 탈당 선언을 한 것을 놓고 숫자적으로 우위에 있는 더불어 민주당 소속의원들이 ‘어제의 동지를 오늘의 적’으로 몰아 부치면서 시작됐다.
더불어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지난 4일 임상전 의장이 탈당을 선언하자 곧바로 세종시청 브리핑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의장직은 물론 의원직도 사퇴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들은 특히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배신행위에 분노를 느낀다"며 "탈당은 자신을 뽑아준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며 명분도 없는 탐욕의 발로"라고 힐란 했다.
그러면서 지난 12일에는 서금택 의원, 윤형권 의원을 비롯한 더민주당 소속의원 8명의 명의로 임 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그리고 숫적 우위를 내세워 지난 15일 열린 임시의회에서 불신임안을 처리하려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의회에선 고성이 오가며 회의가 수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결론은 처리를 보류하는 것으로 끝났다. 의정 활동을 지켜 본 일부 시민들은 ‘깡패집단’‘코미디’를 운운하며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며칠이 지난 지금은 불신임안이 아닌 ‘사회권한 위임에 관한 사항’과 관련 각서 문제를 놓고 진실 공방이 이어가고 있다. 이를 보는 시민들은 이번의 사태를 두고 ‘수준 이하 의원들의 작태’란 말까지 나온다.
또 다른 일각에선 개원초기 상임위원장 배분 문제로 개원도 하지 못한 채 파행을 겪던 일까지 끄집어내며 자질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도 덩달아 도매금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 심상치 않은 탈당 이유
임 의장은 “진보성향의 당적을 갖고 의정활동을 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지만 여러 가지 뒷얘기가 회자 되고 있다.
무엇보다 전반기 의장에 선출된 이후 줄 곧 더불어 민주당 소속 시의원들과 크고 작은 일로 자주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춘희 세종시장, 최교진 교육감 등과도 편한 사이는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춘희 시장과는 당정협의회에서 충돌, 4개 시도 의장단의 미래부 이전 결의문 채택 시 시장의 무관심, 세종축제에서 축사 누락, 지역구인 금남면장 임명 과정에서의 배제 등으로 금이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교진 교육감과는 고교평준화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사이가 벌어졌고, 자신의 지역구 소재 학교이자 모교인 금호중 이전 재배치와 관련해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앞서 임상전 의장은 시장과의 의견 충돌, 소속 시의원에 대한 서운함 등이 누적돼 분노가 폭발하면서 등원을 거부하고 자택에서 칩거 한 적도 있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더불어 민주당에서 ‘왕따’를 통해 탈당의 빌미를 제공하고, 탈당한 뒤 불신임으로 압박해 의사봉까지 빼앗으려는 모양새로까지 비춰졌다”며 “이로 인해 더불어 민주당이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임 의장 탈당 후 진행된 기자회견, 불신임안 처리 등 일련의 일들을 거론하며, 이들이 모두 이미 임 의장을 ‘왕따’시켜 떠나게 한 후 시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 한 것 아니냐”면서 “시민들이 세금을 내서 세종시를 위해 일라라 했더니 싸움이나 하고 있다”라고 힐란 했다.
일각에선 “이번의 사태가 4.13 총선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이 제발등 찍기를 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임 의장의 탈당으로 세종시의회 구성은 더불어 민주당 8명, 새누리당 5명, 무소속 2명으로 변했지만 더불어 민주당의 다수당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