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천 前교사 3월의 스승 선정…40여년간 대전·충남서 근무하며 제자들과 3000통 편지 주고받아

‘삶의 건널목에서 징검다리가 돼 주신 선생님’, ‘한결같은 마음으로 가까이 있는 다정한 친구 같은 선생님’

교육부로부터 2016년 3월 ‘이달의 스승’으로 선정된 박종천(66·사진) 씨를 제자들은 이렇게 기억하고 있다.

40년간 대전·충남지역 고교(부여고·덕산고·조치원여고·대전고·충남여고 등)에 근무하면서 열정과 헌신을 다해 학생들을 가르친 박 교사는 가난으로 학업을 포기하려 했던 제자에게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마련해 주는가 하면, 사제 간의 정의 담긴 사랑의 편지 3000여 통으로 산문집 ‘고뇌하라, 그리고 헌신하라’를 펴내기도 했다. 산문집의 제목은 박 교사가 제자들에게 새기고자 했던 평생의 가르침이자 스스로의 실천이라 할 수 있다.

1983년 조치원여고 재학 시 박 교사와 사제의 연을 맺은 김동은 씨는 “파산해서 어렵고 힘들던 때 우연히 선생님을 찾아뵈었더니 은행에 가서 100만 원을 찾아 생활비에 보태라고 주셨다. 선생님의 도움과 격려가 큰 위로가 됐고, 옆에 계시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조치원여고 제자인 강순애 씨는 “가난으로 몇 번이나 학업을 포기하려고 했던 제게 교육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주셨던 선생님이었다. 늘 믿고 지켜봐 주신 덕에 시련 속에서 일어날 수 있었다”라고 박 교사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1972년 부여고에서 만난 제자 신명섭 씨는 자신의 회갑 여행에 박 교사를 모시고 갔을 만큼 44년째 스승과 따뜻한 정을 나누고 있다. 신 씨는 “실천으로 정직을 가르쳐 주시고,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삶으로 보이시는 인생의 사표(師表)가 되는 분”이라고 스승을 칭송했다.

지난 2004년 ‘올해의 스승상’, 2011년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박 교사는 2011년 수석교사로 퇴직 후 세종시에 거주하면서 교사가 된 제자에게 학습자료를 보내주고, 학위를 받는 제자에게 꽃다발을 직접 들고 가서 축하해 주는 등 제자 사랑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박 교사는 “올바른 가치와 덕목을 심어주는 멘토, 미래의 꿈과 희망을 북돋워주는 리더, 학생의 발전과 성취를 돕는 촉진자, 올바른 가치를 실천하고 아름다운 인생을 제시하는 안내자 등의 역할을 열심히 하는 선생님이 참 스승”이라며, 후배 교사들에게 “확고한 교육관, 건전한 가치관, 엄격한 도덕성을 갖추고 학생 지도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한편, 교육부는 스승 존경 풍토 조성과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해 학교 현장에서 오랜 기간 묵묵히 교육에 임하고, 제자들에게 존경 받는 퇴직 교사들의 미담사례를 매월 발굴해 모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알리고 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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