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민원 24시] 아파트 관리실태 점검·개선대책
  • 김종환 기자
  • 승인 2016.03.19 14: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관리비 적당한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이 지난 10일 발표한 ‘전국 아파트 관리실태 점검 및 개선대책’에 따르면 아파트단지 5곳 중 1곳이 회계투명성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합동부패척결추진단은 “지난해부터 시행중인 주택법에 따라 국토부, 지방자치단체, 공인회계사회, 경찰청 등 관계기관이 합동으로 전국의 300세대 이상 거주하는 아파트 9009단지 가운데 외부감사를 실시한 8319개 단지에 대한 실태 점검을 실시했다”고 밝히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19.4%가 회계투명성 취약

부패척결추진단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8319개 단지 중 적정 판정을 받은 경우가 6708개 단지(80.6%)로 나타났고 일부의 위반이 있는 경우가 1485개 단지(17.8%) ▲전반적으로 위반이 있는 경우가 32개 단지(0.4%) ▲아예 감사대상이 되기 어려울 정도로 회계처리와 서류가 미비한 경우가 93개단지(1.2%)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강원이 36.8%로 부적합단지 비율이 가장 높았고, 전북 34%, 충북 32.2%, 서울27.6%, 인천 26.9%, 세종 22.9%순으로 나타났으며, 세종의 경우 35개 단지 중 27개 단지가 적정판정을 받았으며, 8개 단지에서 일부의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국토부와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합동으로 전국 각지의 429개 단지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결과 그중 72%인 312개 단지에서 관리비 횡령, 공사계약 부조리 등 총 1255건의 부적정 사례가 적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외에도 경찰이 지난해 11월부터 아파트 관리자금 비리, 공사업체 선정과정 비리 등을 중점 대상으로 특별 단속을 벌인 결과 총 99건을 적발, 43건 153명을 입건해 송치하고, 나머지 56건은 수사 중으로 알려졌다.

◆비리 유형도 ‘제각각’

부패척결단에 따르면 회계부적합 사유로는 현금 흐름표 미작성이 44%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자료누락 등 회계처리 부적정이 18%, 자금의 목적 외 사용이 16%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입주자 대표회장의 비리가 41.4%를 차지했으며, 관리소장의 비리가 35.3%로 아파트비리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동 대표나 위탁관리업체의 비리도 한자리수를 기록했다.

적발사례를 보면 주민 관리비가 그야말로 쌈짓돈처럼 쓰였음이 여실히 드러난다.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선 4년에 걸쳐 약 20억원이 부정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곳의 관리소장이 2011년부터 3년간 관리비 통장에서 3억 7000만 원을 자신의 개인 계좌로 이체했다가 적발됐다. 또 2억 4000만 원이 현금으로 인출되고 12억 3000만 원이 다른 계좌로 이체됐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정당한 증빙자료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모 아파트는 장부보다 실제 예금액이 1억 2000만 원 모자라 횡령 의혹을 사고 있다. 경기 모아파트 관리소장은 공동전기료를 과다부과한 뒤 초과액을 관리비 운영자금 출금전표를 조작하는 식으로 빼내 5000만 원을 임의 인출했다.

정식 의결조직이 아닌 부녀회가 아파트자금 1500만 원을 관리하거나 임의 사용한 경우도 있었다. 승강기 보수 및 교체공사 사업자를 수의 계약하거나 부적절 사업자 선정, 전 현직 입주자대표 구성원들간 소송비용을 관리비에서 임의 지출한 사례 등도 있었다.

같은 시기 경찰이 실시한 공동주택 관리비리 특별 단속에서 적발된 사례를 보면 그들은 관리비횡령이나 공사용역업체 선정과정에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 모아파트 동 대표는 공동 체육시설 운영업체 선정과정에서 입찰참여업체로부터 3000만 원을 수수했고, 또 다른 경기 아파트 단지에서는 입주자 대표가 외부도색공사 선정에서 1500만 원을 수수하다 적발됐다. 경북 모아파트 입주자대표는 2년 여간 아파트 공금통장에서 44차례에 걸쳐 6100만 원을 임의로 출금해 횡령하기도 했다.

경찰은 나머지 56건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 이어서 적발대상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적정의견 받은 아파트도 의심의 시선

일각에선 외부감사에서 적정의견을 받은 6709단지에 대해서도 의심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연 외부감사가 정확히 이뤄진 것인지 확인 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외부감사 기관들이 관리주체와 계약연장을 위해 눈치보기식 감사를 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상장기업처럼 감사 결과에 대한 재 감사(감리)를 활성화하고, 외부감사 기관을 아파트 측에서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하는 ‘지정감사인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책은 무엇인가 ?

정부의 발표에 시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다행스럽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그동안 일부 아파트단지에서 전·현직입주자대표 간 관리비 집행을 놓고 소송전까지 벌어지고 있었던 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합동부패척결추진단을 구성해 이같은 실태 점검과 합동감사를 실시한 것은 큰 진전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면서 “이번기회를 발판삼아 아파트 관리비 비리 문제를 뿌리 뽑고 확고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각양각생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부, K-apt의 개선 및 적극적인 홍보 통해 비리 척결

정부는 주민이 직접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관리업무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지켜보는 것만큼 아파트 관리비리를 해결하기 좋은 방법은 없다고 판단하고 한국감정원이 운영하는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K-apt)'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홍보한다는 방침이다.

그리고 정부는 주택관리업자가 영업정지나 과징금 등 행정처분을 받았을 경우 이를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에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할 때 어떤 업자가 과거에 잘못을 저질러 행정처분을 받았는지 주민이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공동주택 관리비와 공사·입찰 관련 big-데이터를 분석해 관리 비리를 방지하는 솔루션을 개발·보급하는 방안도 강구한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아파트 비리를 뿌리 뽑기 위해 지자체, 경찰 등과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지자체가 외부회계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문제가 되는 단지를 감사하면 경찰은 외부회계감사와 지자체 감사 결과를 토대로 관리비리를 단속하는 방식이다.

한편 외부회계감사와 관련해 정부는 외부회계감사 결과를 지방자치단체에 제출·보고하도록 법제화할 계획이며 감사를 방해하거나 자료를 거짓으로 작성·제출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을 부과하거나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리는 등 처벌도 강화한다.

그 외에도 정부는 내년부터 외부회계감사에서 문제점이 지적된 아파트는 관할 지자체가 감사에 착수하고, 특히 범죄 혐의가 있는 곳은 경찰이 수사에 나서기로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무엇보다 아파트 관리 비리 방지체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관리에 대한 입주민들의 관심과 자발적인 감시 참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시민들, 정부가 보다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시민들은 “정부는 여전히 아파트가 '사적 자치'의 영역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면서 “보다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주민 3분의 2가 동의하면 외부감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길을 열어두고 있는데 이 부분이 암적 존재로 부상할 수 있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아파트가 외부의 감사대상이 되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지자체 감사와 외부회계감사 범위를 300세대 이하의 아파트 단지로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감사를 받지 않는 공동주택도 비리 가능성이 숨어 있다면서 원룸과 오피스텔까지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또 다른 일각에선 “관리주체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권한이 부여돼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외부회계감사는 주택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해 처음 도입됐으며, 300가구 이상 아파트는 공인회계사를 선임해 매년 10월 말까지 의무적으로 회계감사를 받게 돼 있다.

특별취재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