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게임 원작 블록버스터, 화려한 스크린 관객 앞도

■ 페르시아의 왕자 : 시간의 모래(2010) - 시원시원한 액션이 조합된 블록버스터제리 브룩하이머가 제작한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는 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진 않다. 이 영화는 1990년 대의 DOS게임이 아닌 2000년 대에 만들어진 3D게임 총 4편 중 1편인 ‘시간의 모래’ 편을 바탕으로 했다.▲줄거리=페르시아 제국의 시장에서 고아로 자랐던 다스탄(제이크 질렌할)은 그가 보여준 용맹함으로 페르시아 황제의 양자가 된다. 어느 날 왕자가 살고 있는 페르시아 제국의 주변에 있는 알라무트 왕국이 페르시아의 적국에게 무기를 밀매한다는 정보가 들어오게 된다. 알라무트 왕국은 아름다운 성을 가지고 있기로 유명했는데, 그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소문난 타미나(젬마 아터튼) 공주가 있었다. 세 형제와 숙부는 무기 밀매를 핑계 삼아 알라무트를 공격해 그 와중에 다스탄은 우연히 신비로운 단검을 얻게 된다. 그리고 왕국에 왕이 돌아오게 되고 축하연을 열던 도중 왕이 사망하자 살인자로 누명을 쓰게 된 다스탄은 타미아 공주와 함께 왕궁에서 도망친다. 공주와 티격태격하던 다스탄은 자신이 가지게 되었던 단검의 능력을 알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1분이라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다스탄은 타미아 공주가 그 단검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스탄은 자신의 누명을 벗겠다는 목적 하에, 타미아는 단검을 다시 손에 얻고 자신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목적 하에 두 사람은 함께 길을 나서게 된다.▲ 게임이 원작인 영화에 대한 우려감=게임을 원작으로 하고 있는 영화는 약간의 우려감을 낳게 한다. 이러한 영화의 스토리는 게임의 수많은 퀘스트를 바탕으로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는 자칫하면 일반 관객에겐 비슷한 내용이 끝나지 않고 계속 나온다는 짜증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영화를 보면서 사람들이 ‘이 영화는 적이 끊임없이 나와’라는 말을 하게 되는 것 또한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다. 이와 함께 영화는 원작 게임의 팬들을 위해서 일종의 서비스 장면을 제시해 주어야 하는데, 그 장면을 넣기란 쉽지 않다. 게임을 하지 않은 관객과 게임을 한 관객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고, 대부분의 영화는 이 두 가지 요소에서 방황하다가 길을 잃는 현상을 보여주고 말았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게임 원작 영화들이 고작 ‘툼 레이더’, ‘사일런트 힐’ 정도에 그치고 만다는 사실이 바로 이러한 사실을 증명해주는 예다.▲ 게임보단 영화적 재미를 강조=‘페르시아의 왕자’는 그 부분에서 게임보다는 영화적 재미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인다. 물론 원작 게임을 하지 않은 사람은 둘을 비교할 순 없지만, 게임의 팬들이 ‘원작이 낫다’ ,‘원작처럼 페르시아 왕자가 점프를 하지 않는다’ 등의 불만을 내놓는 것을 보고 원작과 다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과정에서 영화가 신경을 쓴 것은 소위 ‘제리 브룩하이머식 모험 어드벤쳐’다. 영화 속 인물은 어느 대과제를 목적으로 둔 채 여러 명의 적을 만나면서 자신의 모험을 펼쳐나간다. 주인공은 이러한 적을 만나면서 서로 정을 쌓고 사랑을 싹트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것은 제리 브룩하이머가 내놓았던 성공적인 시리즈 ‘캐리비안의 해적’을 생각해보면 된다. 그리고 이 영화 ‘페르시아의 왕자’ 또한 그 포맷을 벗어나지 않는다.▲ 시원시원한 야마카시식 액션=이 영화가 초점을 맞춘 부분은 바로 스피드한 액션이다. 영화의 대부분은 다스탄이 펼치는 액션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액션은 무척이나 시원시원하다는 특징을 가진다. 칼들이 부딪히면서 나는 경쾌한 파열음과 영화 속 인물이 펼치는 액션 또한 격하지 않으면서도 가벼운 듯 한 느낌을 준다. 또 영화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페르시아의 암살단 하산신들이 던지는 철침 또한 무척이나 빠르다는 특징을 가진다. 무엇보다도 주인공 다스탄 왕자는 지붕 위를 뛰어다니면서 벽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등 야마카시식(맨몸으로 도시의 건물이나 다리, 벽 등을 오르거나 뛰어넘는 행동) 액션을 선보이는데, 이러한 모습은 모험 어드벤쳐라는 영화의 특징을 부각시켜준다.▲ 약간의 빈약하고 지루한 스토리=하지만 영화는 이 과정에서 스토리가 엉성하고 약간 지루하다는 단점을 주기도 한다. 영화의 가장 중점이 될 ‘신비로운 단검’이야기는 영화 속에서 그다지 비추어지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린다는 설정을 가진 매력적인 아이템인데도 불구하고 영화 속 주인공은 그 모래를 효과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중반부까지만 해도 ‘고작 이런 데에 저 모래를 사용하다니’라는 탄성이 나왔다가 후반부에 가면 ‘너희들 맘대로 해라’라는 말이 나오는 식이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등장하는 적들은 앞서 말했듯이 일종의 게임 퀘스트와 같은 느낌을 주는데, 편집이 엉성한 탓인지 너무 끊어져서 전개된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마치 첫 번째 임무완수-새로운 임무가 주어짐-두 번째 임무 완수-세 번째 임무가 주어짐…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이다.▲ 여름 블록버스터 ‘페르시아의 왕자’ 그리고 아쉬움=그러나 쉴 새 없이 펼쳐지는 액션은 이러한 지루함을 덜어주는 역할을 해 그 결과 ‘페르시아의 왕자’는 여름 블록버스터로서 손색이 없는 작품이 되었다. 보통 관객들이 여름 블록버스터에서 기대하는 액션, 스케일, 유머, 웅장한 음악, 주인공의 로맨스 등의 요소를 충분히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 영화가 왠지 모르게 ‘페르시아의 왕자’ 게임회사인 유비 소프트의 또 다른 게임인 ‘어쌔신 크리드’의 느낌을 더 많이 풍긴다는 사실이다. 위에서 언급했던 대로 꼭 영화가 게임을 그대로 따르리란 법은 없지만 이러한 과정에서 원작 게임 팬들이 아쉬움을 토로하는 것은 아닐까.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그들의 아쉬움은 페르시아 왕자를 맡은 제이크 질렌할의 외모가 아닌, 영화 자체에서의 아쉬움에서 오지 않았을까 싶다.네이버 파워블러거 ‘링링’blog.naver.com/funnyfunn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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