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3D 터치 직관성 뛰어넘는 다양한 활용성 기대

애플은 지난해 3D 터치를 시장에 공개하고 아이폰 최신 버전에 탑재했다. 누르고 선택하기를 반복하는 기존 터치 기술을 넘어 누르는 힘을 인식해 한 번의 터치로 다양한 입력기능을 수행하는 직관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 기술은 여기까지다. 3D 터치는 단일 지점에서의 힘은 인식해도 두 곳 이상의 지점(멀티 터치)에서 누르는 힘(멀티 힘)을 인식하진 못 한다.

여러 손가락의 힘을 동시에 인식하는 투명 3D 촉각센서가 개발됐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질량힘센터 김종호 박사 연구팀은 두 곳 이상의 지점에서 3D 터치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는 플렉시블 투명 촉각센서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현재 애플에서도 개발되지 않은 멀티 힘 터치센서로 향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휴대용 스마트기기의 새로운 입력장치 시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을 피아노 앱에 적용하면 동시에 여러 손가락의 힘을 반영해 훨씬 현실감 있는 연주가 가능하다. 또 도어락의 경우 번호 터치 형식이 아닌 터치패드를 누르는 힘의 차이로 비밀번호를 만들어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상-하판 투명 전극 패턴 제작과 두 전극 사이에 강성이 작은 투명한 유전체를 사용해 촉각센서를 제작했다. 센서를 누름에 따라 전극 사이에 발생하는 정전용량 변화를 통해 터치 세기를 측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힘 인식 범위는 50∼1000g이며 손과 전용 터치펜뿐만 아니라 다양한 물체의 터치도 인식할 수 있다.

멀티 3D 터치센서는 유연성과 생산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가시광선 영역에서 87% 투과도를 갖는 투명한 촉각센서를 기반으로 디스플레이 위에 직접 부착할 수 있으며 두께가 0.5㎜ 이내로 유연성을 갖고 있다. 현재 시판되고 있는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도 바로 적용할 수 있으며 차세대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장치에도 적용하기 쉽다. 애플의 경우 LCD 내부 에어갭(air gap)을 이용해 3D 터치를 실현하기 때문에 여러 모양의 디스플레이에 즉각적 적용이 어렵다.

또 제작공정이 기존 터치패널 제조방법과 유사해 관련 업체에서 추가 장비구축을 하지 않고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터치패널 구조와 융합할 경우 위치분해능 1.5㎜ 이내인 터치인식과 멀티 힘을 동시에 인식하는 멀티 3D 터치센서 구현이 가능하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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