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 세종시장 “기본적으로 필요, 타당성 충분”
이시종 충북지사 국회·국토부에 “철회 도와달라” SOS

KTX 세종역 설치를 놓고 충청권 내 논란이 빚어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의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20대 총선 공약으로 ‘KTX 세종역 신설’을 내세웠던 이해찬 의원(세종)은 자족기능 강화가 시급한 세종시의 부족한 교통망과 물류 인프라를 확충 차원에서 세종~서울 고속도로 조기 개통과 함께 KTX 세종역 설치를 주장하고 있는데, 이춘희 세종시장도 13일 시정 브리핑을 통해 KTX 세종역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 시장은 “기본적으로 KTX 세종역은 필요하다. 정부와 세종시, 충북도는 각각의 입장이 있고, 충북 주민을 위해 일하는 충북도와 세종시 이익을 극대화해야 하는 세종시의 입장은 다를 수밖에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으니 결과가 나와 보면 알지 않겠느냐”라며 “중장기적으로 보면 세종시 인구가 80만 명이 되고, 대전 서북부 주민들도 세종역을 같이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타당성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반해 충북도는 KTX 오송역 경쟁력 약화를 이유로 세종역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이시종 충북지사는 지난 12일 국회와 국토교통부 등을 잇따라 방문, 지역 민심을 전달하고 KTX 세종역 설치 움직임이 철회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긴급 SOS를 쳤다.

이 지사는 같은 당 소속 도종환(청주 흥덕구)·변재일(청주 청원구), 새누리당 소속인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을 면담해 국회 차원에서 세종역 설치를 반대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도 의원과 변 의원은 “중앙당 차원에서 관심을 두고 철도시설공단의 관련 용역이 중단되도록 노력하겠다”, 박 의원은 “중앙당 차원에서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국회 국토교통위에서 대정부 질의를 통해 세종역 설치를 적극 저지하겠다”라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더민주 추미애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에게도 세종역 설치 추진으로 성난 충북 민심을 전했고, 최정호 국토부 제2차관을 만나 “충청권 내 세종시 빨대 현상으로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 세종역 설치 문제로 충북의 분위기가 격앙돼 있다. 관련 용역을 중단시켜 달라”고 건의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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