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언론 일부가 미국 대선일을 코앞에 두고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노골적인 낙선운동을 벌였다.

힐러리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고 촉구하는 가디언 사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시간) '트럼프에게 투표하지 말라, 힐러리를 뽑으라'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선거운동에 가담했다.

가디언은 "우리에게 선거권이 있다면 8일 선거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뽑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당선되는 것은 인종적 분열이 깊어지고 지구가 덜 안전해지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은 트럼프의 당선 그 자체가 공포이지만 클린턴은 흠결이 있지만 진정성은 있는 '차악'(次惡)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클린턴에게는 미국의 불평등과 부정을 다룰 사려 깊고 야심 찬 정책 의제가 있고 국제문제를 보는 안목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직에 탁월하게 준비돼 있으며 자격도 갖췄다"며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의 뒤를 잇기에 적합한 후임자"라고 강조했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악평이 쏟아졌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화를 잘 내는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며, 세상에 관심이 없고 욕설과 추잡함, 인종 차별과 여성 혐오로 벌집이 된 선거운동을 치렀다"며 "계획 대신 구호만 외쳤고 거짓말, 무지, 편견을 퍼뜨렸다"고 지적했다.

또 "끝없는 자화자찬 말고는 아무런 감수성을 보여주지 않았다"며 "인간 본성에서 최악의 것을 이용하고 최선의 것은 일축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TV 제공]

 

일간 인디펜던트도 지난 6일 사설에서 "많은 결점을 노출한 선거 운동은 한 명의 후보만이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인디펜던트는 "트럼프는 놀랍도록 무지하며 허영심이 많고 천박하다"며 "우려스러운 인종주의와 외국인 혐오를 보여줬고, 멕시코인들과 이슬람교도를 조롱하거나 위협했으며 여성에 대한 경멸은 수치였다"고 지적했다.

또 "이번 선거운동을 통해 미국의 정치 담론을 상상할 수도 없는 수준으로 끌어내렸다"고 덧붙였다.

특히 "전제 군주와 독재자를 칭송하는 것이 불길하다면 핵무기 문제에 대한 가벼운 태도는 위협적이, 외교를 오로지 거래로만 보는 그의 관점에 따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은 끝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컨대, 트럼프는 절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자리에 절대 적합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클린턴도 절대 완벽하지는 않다"면서도 "상원의원 시절 증명한 대로 그는 실용주의자"라며 극단적이고 당파적으로 갈라진 미국에서 가장 필요한 자질이라고 덧붙였다.

두 매체에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 1일 사설에서 "허풍쟁이에 분열을 일으키고 비열한 트럼프보다 클린턴이 분명히 유능하다"며 "잘못이 있어도 클린턴은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이 될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를 히틀러에 비유한 독일인의 메시지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트위터 캡처]
트럼프를 히틀러에 비유한 독일인의 메시지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트위터 캡처]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독일인 요한 프랑클린은 트럼프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한 글을 트위터에 올려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미국인들에게. 소수자를 혐오하고 반대자를 감옥에 넣겠다고 위협하고 민주주의에는 눈곱만큼도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신만이 모든 것을 고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 큰 남자에게 투표해 보라. 무엇이 잘못될 수 있을까? 행운을 빈다. 독일인으로부터"라는 메시지를 올렸다.

BBC방송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를 히틀러에 비유한 것이 선동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무슨 말을 하건, 무슨 행동을 하건 트럼프는 계속 사람들을 끌어모았다"며 "주변의 트럼프 지지자들과 대화하려고 할 때 두려움을 느꼈고, 내 조부모들이 1930년대 독일에서 벌어진 일을 이야기할 때와 비슷한 것을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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