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당신은 누구와 함께 있습니까”“어디로 가서 무엇을 하면서 지낼지 계획이 있습니까”“혼자서 심심할 때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습니까” “주중에 열심히 일하고 주말에 떠나려고 할 때 망설이지는 않습니까”당신은 이런 질문을 받아 본 경험이 있는가. 이 질문에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는 자신이 있는가.2004년 7월 1일 근로자 1000명 이상 사업장에서 주 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우리의 주말 생활 풍속도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 토요일 오전까지 근무하던 직장인들이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을 휴일로 사용하면서 가까운 곳으로의 여행이나 주말 외식 등 여가활동이 증가하였다는 것 말고도 생활의 여유로움이나 만족감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와 같이 노동시간이 줄어들고 자유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장 큰 문제는 ‘자유롭게 주어진 시간 동안 무엇을 하면서 보낼 것인가’이다. 이 시간 동안 사업장과는 다른 휴식의 장소, 대표적으로 가정 내에 머무르게 되면서 이 문제는 ‘가정에서 이틀 동안 무엇을 하면서 지낼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연결된다.▲주말은 가족과 단란하게늘어난 주말의 자유 시간 동안 가정에서 가족들이 함께 하면서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이나 미뤄두었던 활동들을 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는 가족들과 함께 단란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한 예로 2000년 민주노총에서 실시한 조사 결과는 주 5일 근무제 실시의 대상자인 직장인 대부분(77.8%)이 주 5일제 도입을 환영하고 있으며, 주 5일 근무제가 실시되었을 경우 새로 생긴 휴일에는‘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겠다’는 계획이 가장 많았다(30.0%)고 한다. 텔레비전 광고에서 아버지와 어린 아들이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면서 귀가가 늦은 엄마를 기다리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거나, 가족에 충실하겠다는 가장, 주말이면 아이들과 함께 야외라도 다녀오겠다는 맞벌이부부, 새롭게 공동의 취미생활을 시작한 중년 부부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희망을 약속하게 되었다.▲하나의 환상 새로운 희망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주 5일 근무제가 부부관계를 악화시키고 가족을 붕괴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이러한 주장은 일본이나 우리 사회에서 은퇴 후 ‘젖은 낙엽’으로 표현되는 남편들이 가정 안으로 들어오면서 오히려 ‘황혼 이혼’이 늘어났다는 통계를 들추어낸다. 결혼 후 20~30년 간 서로 공유하는 영역 없이 아침에 나가서 밤늦게 들어오는 남편과 아이들을 열심히 뒷바라지하다가 이제야 친구들과 여행 다니면서 놀기를 희망하는 아내가 가정이라는 공간에서 하루 온종일 남편과 같이 있을 때, 그동안의 생활격차를 메울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이다. 따라서 주 5일 근무제 실시로 인해 휴일이 하루 늘어났다고 해서 부부간의 관계가 좋아지거나 가족들이 화목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새로운 희망이 아니라 하나의 환상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1994년 독일 폴크스바겐의 주 공장이 있는 볼프스부르크 시에서는 실업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급여를 줄이고 노동시간을 줄이자 이혼이 60% 증가했었다.▲가족여가활동으로 건전한 가족 형성이제 여가 그 자체에 대한 논의보다는 가족문제와 함께 언급해야 할 시기이다. 가족 해체, 부부싸움, 부모-자녀 갈등, 청소년 일탈, 노부모 부양 문제 등 가족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가족여가활동을 통한 건전한 가족 형성이라는 대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책 읽는 선두 주자OO일보 2007년 2월 23일자 기사에 따르면 대전은 서울특별시와 광역시 등 16개 시·도 중 2008년 일인당 책을 가장 많이 구입한 문화도시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기반시설이 2006년 98개 소에서 2009년 123개소로 3년 만에 25개 소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에 있는 공공도서관은 2006년 15개 소에서 2009년 25개 소로 증가했고, 작은도서관은 2006년 96개 소에서 2009년 183개 소로 ’06년 대비 무려 1.9배나 증가했다.▲한밭도서관 내 아동가족열람실2010년 5월의 마지막 주말, 대전시 중구에 위치한 한밭도서관 지하 1층 아동가족열람실에는 모처럼 쉬는 주말을 이용해 부모들이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있다. 문화도시라는 명칭에 걸맞게 많은 아이들로 붐빈다.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아이, 아버지 품에 안겨 함께 책을 읽는 아이, 책을 읽다가 조는 아이… 이런 아이들을 보면서 흐뭇해하는 어머니, 아버지… 이것이야말로 건전한 가족 형성을 위한 가족여가활동이라 하겠다. 주말에 피곤하다고 집에서 누워있지만 말고, 아이들 손잡고 도서관을 향해 차를 몰아보자. 각종 문화행사도 무료로 열리고, 가족들과 함께 영화도 볼 수 있는 알찬 하루가 될 것이다. 우리가족의 여가생활, 과연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보낼 것인가. 주말을 이용해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에 가는 것은 어떨까.한밭도서관 홈페이지 http://hanbat.metro.daejeon.kr, 전화 042-580-4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