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성행위가 남몰래 촬영돼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면, 더구나 자신이 그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포털 사이트 중 자신의 남모를 고민을 털어놓는 코너에 종종 이러한 사연이 올라오고 있다.대충 비슷한 사연들인데, 남자친구 또는 남편이 성행위를 촬영한 후 이별이나 이혼 후에 ‘너 한번 X돼봐라’라는 식으로 공유 프로그램 사이트에 동영상 또는 사진을 올리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그중 특별히 기억나는 사연이 있다.20대 후반의 여성이라고 밝힌 이 여성은 남자친구와 성행위를 하면서 ‘사랑한다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디지털 카메라로 성행위 동영상을 촬영에 응했다고 한다.그러나 이들 커플은 헤어졌고 그 남성이 못된 마음을 먹고 공유 프로그램 사이트에 촬영한 것을 올렸고, 이 여성 친구가 우연찮은 기회에 친구의 성행위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보게 된 것이다.친구는 고민의 고민 끝에 해당 여성에게 이 같은 일을 털어 놓았고, 결국 법적 처벌을 위해 네티즌들에게 상담을 올려놓게 된 사연이다.실제 공유 프로그램 사이트에 도촬, 직촬, 몰카, 셀카, 직접, 디카 등등의 검색어로 쳐 보면 이 같은 동영상이 수천 건이나 된다.도촬은 도둑촬영, 직촬은 직접촬영, 몰카는 몰래 카메라로 촬영, 셀카는 셀프 카메라, 디카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으로 불리는 말들로,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이들의 공통점은 포르노나 어떤 상업적 목적이 아닌 실제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스스로 성행위 동영상을 촬영했다는 점이다.물론 자체 성행위를 촬영한 것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다.서로의 쾌감을 높이기 위해, 서로의 추억을 간직하기 위한 것으로는 사실 촬영이라는 방법이 문제되지 않는다.다들 성인들이고 그만큼 책임을 질 수 있는 행동에 따른 것이기 때문이다.문제는 그동안 한국사회가 성교육에 대해 관대하지 못했고 그에 따른 사회적 성 의식이 높지 않은 상태를 방증하고 있다는데 있다.자신들만의 소중한 추억이 한낱 사람들 볼거리로 전락하고 실제 피해자들은 성형수술을 통해서라도 이 상황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게 현실이다.이렇게 왜곡된 성의식이 한 사람에게는 씻을 수 없는 멍에가 된다.더 큰 문제는 이런 일로 일부 연예인들이 곤혹을 치룬 사건들이 사회문제가 된 것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일이 됐다는 점이다. 또한 휴대폰이나 디지털 카메라, 컴퓨터가 생활 필수품이 됐고 인터넷 사용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도덕적 책임에 대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이다.이를 단속할 행정력도 문제다.사이버 수사대가 있긴 하지만 원조교제범들이나 잡아들이고 있을 뿐, 실제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단속하지 못하고 있다.사랑과 이별은 어찌됐든 책임이 동반된다.이별했다고 해서 배신감이나 복수심에 불타고 있다면 그 크기만큼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할 뿐이다.좀 더 성숙된 성의식으로 사랑하고 또 책임있는 이별을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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