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에 불과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 물가는 다르다.

연합뉴스가 주요 유통·제조업체와 소비자원 '참가격' 비교 사이트 등을 조사한 결과, 서민 생활과 밀접한 소비재들 가운데 최근 6개월사이 10% 안팎의 비율로 가격이 뛴 품목들이 적지 않았다.

이 중에는 제조업체가 공개적으로 값을 올린 품목도 있지만, 다양한 제조·마케팅·유통 요인에 따라 소리없이 인상된 품목도 있다.

소비자원이 전국 마트·백화점·전통시장 등을 통해 조사한 지난해 6월과 12월 가격을 비교하면, 제일제면소 소면(900g)의 경우 6개월간 2천244원에서 2천833원으로 26.2% 올랐다.

농심켈로그 씨리얼 '스페셜K오리지널(480g)'도 20%(5천782원→6천960원) 뛰었고, CJ제일제당 '햇바삭김밥김' 가격 상승률도 19.7%(1천874원→2천244원)에 이르렀다.

해표 '맑고 신선한 옥수수유'(900㎖·4천20원→4천474원·11.3% 인상), '백설부침가루'(1㎏·2천208원→2천426원·9.9% 인상), 오뚜기 즉석국(1천296원→1천446원·11.6% 인상)의 인상폭도 10%를 웃돌았다.

같은 기간 인기 빙과류인 롯데푸드 '돼지바'(11.6%), 빙그레 '메로나'(11.9%), 해태 '바밤바'(12.7%) 등도 모두 10%이상 값이 올랐다.

B 편의점에서는 세 가지 종류의 CJ '냉동밥'이 지난달 1일 자로 일제히 3천 원에서 3천300원으로 10% 인상됐고, C 편의점에서는 해태 '자유시간' 초콜릿 바와 크라운 '산도 딸기'가 각각 지난해 9월과 7월에 25.7%(800원→1천원), 16.7%(2천200원→2천400원) 뛰었다.

식료품뿐 아니라 일반 생필품류 물가도 이미 꽤 오른 상태다.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 최근 6개월간 듀라셀 건전지(AA)는 2천847원에서 3천233원으로 13.6%, LG생활건강 주방세제 '자연퐁'은 6천418원에서 7천139원으로 11.2%, 유한킴벌리 디럭스 키친타월이 6천497원에서 7천793원으로 20% 각각 올랐다.

제조업체가 지난해 하반기 스스로 가격 인상을 공표한 라면·빵·맥주·콜라 등의 인상률도 5~10%에 이르러,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 살림살이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20일부터 신라면·짜파게티 등 18개 품목의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 인상했고, 앞서 지난해 11월 1일 오비맥주는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 올렸다. 더구나 맥주·소주의 경우 다음 주면 빈 병 보증금 인상까지 반영돼 많게는 100원까지 더 오를 예정이다.

대중 음료인 코카콜라와 환타 출고가도 지난해 11월 평균 5% 상향 조정됐고, 국내 베이커리 업계 1위 파리바게뜨 역시 지난달 193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6.6% 인상했다.

여기에 조류인플루엔자(AI) 여파로 4일 현재 계란 한 판(30알·특란)의 전국 평균 가격(8천444원)이 예년보다 50% 이상 오른데다, 아르헨티나 등 주요 산지의 콩 재배량 감소로 식용유 가격도 최근 10% 가까이 뛰는 등 서민들은 연초부터 정치 뿐 아니라 물가 때문에도 마음 고생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