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웅순의 시조한담] 박태보의 ‘흉중에 불이 나니’
[신웅순의 시조한담] 박태보의 ‘흉중에 불이 나니’
  • 금강일보
  • 승인 2017.01.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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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 교수

 

흉중에 불이 나니 오장이 다 타들어 간다
신농씨 꿈에 보아 불 끌 약 물어보니
충절과 강개로 난 불이니 끌 약이 없다 하더라


가슴속에 불이 나니 오장육부가 다 타들어간다. 신농씨를 꿈에 만나 불 끌 약을 물어 봤더니 임금님에 대한 충절과 울분에서 생긴 불은 끌 약이 없다고 하더라. ‘신농씨(神農氏)’는 농사를 가르쳐준 중국 신화 속의 인물이다.

1680년에는 경신환국, 1689년에는 기사환국, 1694년에는 갑술환국이 일어났다. 경신환국에는 서인이, 기사환국에는 남인이, 갑술환국에는 서인(노론·소론)이 정권을 번갈아 장악했다. 경신환국은 예송 문제의 여파로, 기사환국은 원자의 책봉 문제로, 갑술환국은 폐비 민씨(인현왕후)의 복위운동으로 일어난 사건이다.

숙종은 오래도록 왕자를 갖지 못했다. 소의(昭儀) 장씨가 아들을 낳았다. 숙종은 서둘러 이를 원자(元子)로 임명하고 장씨를 희빈에 책봉하려고 했다. 서인은 왕비 민씨(인현왕후)가 아직 젊으니 후일을 기다리는 것이 좋다며 반대했다. 숙종은 이런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장씨를 희빈에, 장씨 소생의 왕자를 원자에 임명했다.

박태보는 인현왕후의 폐비를 극력 반대했다. 이에 숙종의 노여움을 사 유례없는 고문을 당했다. 뼈가 부서지고 살이 타는 데도 그는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았는데, 유배 도중 노량진 나루터를 건너기도 전에 그만 숨을 거뒀다. 35세의 젊은 나이였다. 그러한 지은이의 울분과 탄식이 배어있는 작품이다.

이와 같은 또 하나의 시조가 있다.

청산 자부송아 네 어이 누웠는다
광풍을 못이기어 뿌리 저져 누웠노라
가다가 양공을 만나거든 날 옛도라 하고려

청산의 비뚜름하게 누워있는 노송아, 네 어이하여 누어있으냐? 미친 듯 부는 바람을 이기지 못해 뿌리까지 뽑혀 누워있노라, 가다가 훌륭한 목수를 만나거든 여기 있다고 전해주거라.

연대미상의 고전 소설 ‘박태보전’이 있다. 그의 행적을 기록한 소설이다.

급히 숯 두 섬을 피우는데, 너무 급하여 부채질도 미처 못하고 모든 나장이 옷자락으로 숯을 피웠다. 화염이 하늘에 닿을 듯하니 좌우에 선 신하들이 뜨거움을 이기지 못하여 점점 물러났다. 두 손 넓이만한 넓적한 쇠 두 개를 불어 넣어 달구고 식으면 서로 바꾸어 달구어 지지게 했다. 큰 나무를 세워 박태보를 거꾸로 매달아 땅에서 여섯 치 정도 떠 있게 하니 보는 자들이 다 창백해지고 모두 기가 막혀 말을 못했다.

달군 쇠를 가끔 바꾸어 지지니 두 다리가 불같이 일어나고 벌건 기름이 끓어 누린내가 코를 찔렀다. 공의 모습은 죽은 나무 같았다. 끓는 기름이 콸콸 흐르니 옆에 섰던 신하들은 감히 떨며 바로 서 있지 못하는데 박태보의 안색은 찡그리거나 견디지 못하는 기색이 전혀 없으니 떨던 사람들이 이로 인해 오히려 힘을 얻어 평안했다.

숙종은 박태보의 자백을 받아낼 수 없었다. 시비를 가리는 데 조리가 정연했고 비리를 보면 과감히 나섰으며 의리를 위해서는 죽음도 서슴지 않았던 그였다. 그가 죽은 뒤 정려문이 세워졌다. 영의정에 추증됐고, 풍계사에 제향됐다.

사형 선고를 받은 백범 김구가 옥중에서 모진 고문을 당했으나 박태보의 이런 모습을 떠올리며 모진 고통을 참아냈다고 한다. 박태보의 매운 절조는 이렇게 후세의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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