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에 과감한 투자와 고급 연구인력 유치 통해
세계적 연구 집적지로 거듭나야

  김영태 <한남대학교 교수>
과학비즈니스벨트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후보자가 국민의 마음을 얻고자 선거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중요한 미래의 대한민국을 먹여 살릴 비전이다. 이제 대한민국은 못사는 없어서 배굶는 나라와 국민이 아니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금을 고려한 임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구매력 환산 1인당 임금은 세전(稅前) 기준 4만 5613달러로 일본(4만 3211달러), 미국(4만 857달러), 프랑스(3만 6035달러) 보다 높다. 세계 2위의 경제대국에서 사는 일본인보다 15위의 나라에서 사는 한국인이 생활수준이 높다.

최근 대한민국의 핵심 전략산업인 자동차업계의 연쇄 조업중단을 부른 유성기업의 직장폐쇄는 노사간 ‘주간연속 2교대제’협상이 걸림돌이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현재 시행중인 주·야간 2교대와 달리 심야근무가 사라져 잔업에 따른 임금과 생산성 감소가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촛불과 가스밖에 없던 19세기에 전자기이론을 완성한 영국의 과학자 맥스웰은 연구비가 부족하여 재무장관을 찾아가 전기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고 지원을 요청했다. 한참 듣고 있던 장관이 그것이 무엇인데 국가가 지원을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맥스웰은 전자기이론은 후에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막대한 세금을 걷어 들여 국민을 먹여 살리고 국가를 발전시킬 수 있는 것이 될테니 지원해 달라고 애원했다고 한다. 만일 그 때 과학자와 국가가 응용과학만 했다면 초와 가스등의 품질이 좋아지고 발전했겠지만 전기 사용은 상당히 늦어 졌고 영국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발견은 기초과학의 일이고, 발명은 응용과학의 몫이다. 중요한 것은 발견 뒤에야 비로서 발명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과 뉴턴의 만유인력을 ‘발명했다’고 하지 않는다. 에디슨은 훌륭한 과학자다. 19세기와 20세기에는 에디슨의 응용과학이 중요했고 시대가 필요로 했다.

그러나  최초(first), 최고(best), 유일(only one)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21세기 글로벌 무한경쟁의 지식기반 경제시대에는 에디슨의 응용과학이 아니라 기초과학이 생존이고 발전이다. 창조는 기초에서부터 나온다. ‘기초를 터득한 다음에 응용하라’는 만고의 진리다. 새로운 지식창출과 창조적 인재양성을 위해 미국, 프랑스, 일본, 영국, 중국 등은 국가의 명운을 걸고 기초과학 인프라구축과 연구에 묻지마식 투자를 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미래가 불투명한 기초과학 연구환경과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연봉 및 복지 등의 사회적, 경제적 대우로 이공계 기피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미래의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대한민국은 출산율 저하와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성장동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고부가가치의 기초과학연구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통해 국민들에게 높은 임금소득을 보장해야 한다. 기초과학은 질병, 기후변화, 에너지, 식량, 물, 재난 등에 대한 사람을 위한 것으로 대한민국의 미래 먹을거리이자 지속적인 고부가가치 성장동력이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 지구로 지정된 대덕연구개발특구는 40여 년에 걸친 지속적인 투자와 고급 연구인력의 유치를 통해 세계적인 연구 집적지로서 독일의 드레스덴, 미국의 노스케롤라이나주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RTP), 유럽의 스위스 제네바 체른(CERN)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서 한국인을 먹여 살리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될 것이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예산 5조 2000억 원은 한 기업의 미래 신수종 사업에 대한 투자금액보다도 못하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이렇게 왜소한 꿈과 희망의 나라가 됐나. 520조 원의 예산투자로 2050년 세계 2위의 경제대국을 예견한 IMF의 예측을 실현하자.
한강의 기적을 넘어 대덕의 기적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후손들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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