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오는 3월부터 호칭을 통일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호칭 통일, 이름 우스꽝스러워도 선배 무서워도 '직진'

국내 최대 대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가 '파격'을 선택했다.

이제부터 권위주의를 없애고 평등한 사내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부장, 과장 등의 직급 호칭을 없애고 통일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호칭 통일은 다른 기업에게 '쇼킹'일 수 밖에 없다. 권위주의와 수직사회, 관료주의 등을 타파한 정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의견도 있다. 이미 계급과 호칭에 익숙해진 사원들이 오히려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삼성전자 호칭 통일은 중국 최대의 온라인 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를 떠올리게 한다.

마윈 회장은 알리바바의 사원들의 직급을 나누지 않고 대체적으로 '사원'으로 통일했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알리바바는 출퇴근 시간 조정이 자유로우며, 수평적 관계를 위해 실명이 아닌 '회사 내 별명'으로 부른다고 한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마윈 회장이 자신을 지칭하는 '풍청양'을 무협 '소오강호'에서 따왔다는 점이다. 풍청양은 화산파 고수다.

또한 자신의 집무실을 '회장실'이라고 부르기 보다는 '도화도'라고 부른다고 한다. 이것은 '사조영융전'에 나오는 동사 황약사의 집이다.

회의실은 '광명정'이다. '의천도룡기'에서 명교의 집결지다.

이런 상상력 넘치는 마윈 회장의 스타일은 알리바바를 빠른 시간내에 성장시켰다. 알리바바와 그의 산하에 있는 타오바오 쇼핑몰은 중국 전체를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 이런 파격을 선택한 대기업은 없었다. 어쩌면 삼성전자 호칭 통일이 그 첫 스타트가 될지 모른다.

축구계에서는 있었다.

바로 2002년 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감독을 맡은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에게 '선배'라고 부르지 말고 서로 이름을 부르라고 시킨 것이다.

아무래도 이름 그대로를 부르는 외국의 축구단 문화를 따온 듯 했지만, 당시로서는 우리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왔던 대목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오는 3월부터 직급 호칭을 모두 실명인 '00님'이라고 통일한다는 소식을 알렸다.

앞으로 대리님, 과장님, 차장님 등의 호칭 대신에 '~님' '~프로' '선후배님'이 된다는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임원은 직책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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