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가검물에선 식중독 유발 대장균 검출됐지만
보존식품·조리기구에선 미검출 ··· 관계기관 '당혹'

대전지역의 한 여자고등학교에서 학생 79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가운데 역학조사 결과, 원인 불명 판정이 나와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환자의 가검물에서 식중독을 유발시키는 장관병원성대장균이 검출됐으나 보존식품과 조리기구 등에서는 식중독균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단 식중독의 원인을 급식으로 단정 지을 수 없는 애매한 상황에 대해 담당 기관은 질병관리본부에 자문을 요청키로 했다.

대전시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인 학생 79명 중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 30명과 급식 종사자 8명의 가검물을 채취해 검사한 결과, 학생 11명에게서 장관병원성대장균 양성반응이 나왔다. 그러나 보존식품과 칼, 도마, 행주 등에서는 식중독균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건환경연구원 측은 밝혔다.

다만 여시니아(Yersinia:장내세균과 세균의 1속(屬))균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만큼 보존식품에 대한 검사 결과는 오는 31일 최종 통보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대전시 서구보건소 관계자는 “종사자나 식품에서 균이 검출됐다면 급식에 의한 집단식중독으로 명쾌하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데 학생들의 가검물에서만 균이 검출돼 아주 애매하다”면서 “이 같은 사례가 흔치 않아 질병관리본부 등에 판단을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18일 오후 5시 경부터 학생 79명이 설사와 복통 등을 호소하는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다. 학생들은 이날 점심 급식에서 비빔밥과 샐러드 등을 먹은 뒤 이 같은 증세를 호소했으며 시는 환자와 급식 종사자 38명의 가검물을 채취해 보건환경연구원에 검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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