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앙시장 우체국 택배원 김영우 씨

작은 수레위 가득 실린건 情 이었네

대전시 동구 원동과 중동에 형성된 대전 중앙시장.
대전에서 가장 오래된 시장 가운데 한 곳이며 지금은 약 4000개의 점포가 자리 잡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만큼 내로라하는 명물도 많다.

그 중에 빠질 수 없는 명물이 바로 빨간색 포장에 쌓여 시장 이곳저곳을 누비는 우체국 리어카 택배다.
리어카 택배는 바쁜 상인들을 위해 좁은 시장골목을 다니며 시장 상인들의 애환이 담긴 물건을 실어 나른다.

리어카 택배의 역사는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좁은 시장 골목과 복잡한 사람들 속에서 오토바이와 택배차량의 이동이 어렵고 위험하자 자체적으로 주문한 리어카로 시작한 것이 시초였다.

7년이 지난 지금 바뀐 것이 있다면 택배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한 명에서 두 명으로 바뀐 것뿐이다.
워낙 많은 점포를 담당하고 전산관리까지 해야 하니 시간을 다투는 택배업무로서 혼자는 무리인게 사실이다.

올 1월 5일에 입사해 약 5개월간 리어카 택배일을 한 김영우(30)씨도 그 중 한명이다.
김씨는 대전우체국 소포영업과 택배원이며 원동 상인들의 물건을 배달한다.
입사와 동시에 리어카 택배일을 맡은 김씨도 처음에는 애로사항이 많았다.

“상인분들이 접수를 하는데 상호만 불러주시는 거예요. 처음에는 상호를 잘 몰라 지번도 같이 적어서 지도까지 들고 다니며 찾아다녔죠.” 김씨가 당시의 어려웠던 상황을 얘기하며 “3개월 정도 지나니 상호만 듣고도 쉽게 찾아갈 수 있을뿐더러 상인분들과도 친분이 쌓이더라구요.”라며 활짝 웃는다.

김씨는 하루 네 번 시장을 돈다.
9시에 출근해 택배물건의 접수를 받고 오전 10시 반에 물품을 수거하러 나간다.
수거가 끝나면 우체국 발착장으로 돌아와 물품을 내려놓고 사무실로 올라가 전산입력을 한다.

점심 후 시작되는 오후업무도 오전과 마찬가지다.
다만 시장으로 나가는 횟수가 오후 1시, 3시, 5시 반으로 오전보다 훨씬 많다.
이렇게 김씨가 발품을 팔며 다니는 거리도 어마어마하다.
한 번 나오면 약 만보를 걸으니 하루 약 4만보를 걷는 셈이다.

김씨는 시장상인들에게 착하고 성실한 총각으로 통한다 .
리어카를 몰고 밝게 웃으며 시장골목을 누비면 상인들이 “택배 있어요!”라고 부르는 소리부터 시작해 “더운데 식혜좀 먹고가.”, “어제부친 택배가 잘 도착 했나 한 번 알아봐줘.” 등 가족 같이 지내는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일이 보람돼요. 항상 만나는 분들이니 표정만 봐도 기분을 알 수 있죠.”라며 “업무가 늘어 힘이 들더라도 시장상인들의 장사가 잘됐으면 좋겠어요.” 김씨가 시장상인들을 먼저 챙긴다.
오늘도 중앙시장의 명물 빨간 리어카는 시장을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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