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스틸 이미지

‘팥 없는 붕어빵’을 생각해 본적 있는가? 붕어빵 안의 팥을 씹었을 때의 그 달콤함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입 베어 먹고는 팥이 없다면, 단박에 붕어빵을 샀던 곳으로 가서 따질게 분명하다. 오랜만에 찾아간 극장에서 내가 고른 영화는 팥 없는 붕어빵,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The Fate of the Furious>이었다.

붕어빵이 분노의 질주라면, 팥은 ‘폴 워커 Paul Walker’이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에서 영원한 극 중 ‘브라이언 오코너’ 일거라 생각했던 폴 워커는 지난 2013년 11월 30일 캘리포니아에서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이는 분노의 질주 팬들에겐 엄청난 사건이었고 당시 촬영 중이던 <분노의 질주: 더 세븐>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이미 상당 부분 촬영을 마쳤기 때문에 나머지 분량은 외모와 체격이 흡사한 동생 ‘코디 워커’가 대신 출연, 폴 워커의 모습과 음성을 CG로 합성해 촬영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2015년에 개봉돼 많은 팬들의 눈물을 훔쳤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잊히지 않을 모습으로 그의 미소와 Wiz Khalifa의 추모곡 ‘See You Again’이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흘렀다. 전작들을 모두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분노의 질주: 더 세븐>만은 꼭 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시리즈물이기 때문에 사전지식이 동반되면 더욱 좋으나, 그저 액션을 즐기기엔 충분한 영화이다. 사실 서사적인 면에서는 좋은 평을 듣지 못하고, 필자 또한 그렇게 생각한다. 특히나 시리즈물을 본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전편에서 주인공 패밀리의 일원을 살해하는 악당과 손을 잡으며, 그 악당이 동료가 되며, 뜨거운 동료애를 느끼며 서로를 위해 목숨을 마다하는 장면에서는 아이러니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서사적인 면을 제외하고 액션 자체로만 보자면 기존에 느끼지 못한 새로운 것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히 추천하고 싶다. 기존에 비교할 수 없는 스케일이 등장하며, 트레일러에서 보이듯 ‘좀비 자동차’와 ‘자동차 비’를 내리는 장면, 잠수함이 등장하는 등의 장면에서는 압도적인 비주얼과 시선을 따라갈 수 없을 만큼의 빠른 속도감에 짜릿한 감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맨몸 액션 또한 군더더기 없이 훌륭하니 서사보다 액션, 그리고 분노의 질주 팬이라면 꼭 추천하는 바이다.

‘브라이언 오코너’가 사건에 휘말리지 않았으면 하는 대사와 마지막 장면 (스포일러로 생략)을 통해 우리는 또 한번 폴 워커의 빈자리를 느낀다. 그가 자신의 SNS에 남긴 한마디는 영원히 팬들의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이다.

“어느 날 스피드가 날 죽게 하면, 슬퍼하지 마세요. 나는 웃고 있었을 테니까 If one day the speed kills me, do not cry because I was smilling”

글 홍성후 inuroasi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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