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산물 시장서 봄배추 가격폭락 상인들 수확포기

 서산지역에서 재배하는 봄배추의 가격폭락이 해마다 반복되고 이에 따른 재배농가들의 피해도 가중되고 있는 반면, 재배면적은 줄지 않는 등 구조개선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당국의 대책 마련은 미온적인 것으로 드러나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포전계약 체결 불구 업자 매입 안해

봄배추 재배농가들에 따르면 요즘 서산지역에는 다 자란 봄배추가 수확을 앞두고 있지만 서울 가락동농산물시장 등 전국 농산물시장에서 가격이 폭락, 포전계약(‘밭떼기’계약)으로 체결했던 상인(계약업자)들은 수확을 포기하고 있다.

상인들은 계약당시 지급했던 계약금 50만 원을 포기하면서 아예 전화기를 꺼놓고 연락조차 안 되고 있는 상태다.

이 때문에 지난 2월 하우스 200평(1동) 기준 250만 원 가격으로 계약재배한 농가들은 겨우내 정성들여 키운 봄배추가 거래조차 안돼 애물단지로 전락, 처리하는데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부 농가에서는 수확을 조건으로 봄배추를 밭떼기로 헐값에 넘기는 경우도 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농가에서는 자식 같이 키운 봄배추를 그대로 갈아 엎어야 할 지경이다.

실제로 해미면 억대리의 한 배추농가는 “봄배추 가격폭락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어도 겨우내 하우스를 놀릴 수 없어서 어쩔 수 없이 계약재배를 계속하고 있다”며 “가격폭락에 따른 피해는 항상 농민들이 고스란히 떠 않고 있다. 계통출하 등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대책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부 농가 갈아 엎어야 할 지경 ‘골머리’

서산시 관계자는 “서산지역의 경우 해미면과 고북면을 중심으로 90여 농가가 50여 ㏊의 하우스에서 해마다 봄배추를 재배하고 있다”며 “올해의 경우 고북농협을 통해 충남도에 생산안정자금 지원을 신청한 농가는 봄배추 1망 당(약 3포기) 2640원 정도를 보전받을 수 있으나 여타 지역은 이마저도 지원 받을 수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해마다 반복되는 봄배추 가격폭락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대체작목 파종을 유도하고 있지만 농가들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지역 농협을 통한 계통출하를 권유해도 재배농가들은 상인과 포전거래를 선호하는 데다 대체작목 선정도 쉽지 않아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전국 파종면적 정보를 농가에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홍보활동 등 적극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서산=윤기창 기자 kcyoon2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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