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짬뽕에는 '서민의 맛'이 서려있다

오늘도 그는 그 맛을 위해 면을 뽑는다

자장면? 짬뽕?

중화요리집에 가면 남녀노소 할 것없이 고민하는 메뉴다. 그만큼 자장면과 짬뽕은 우리곁에서 라면과 함께 양대산맥을 이루는 대표적인 서민메뉴다.

예전, 인천으로 건너온 화교들이 중국인 부두 노동자들을 위해 카라멜을 넣은 춘장으로 야채를 볶아 면에 얹어 주던 게 시초가 되어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에 정착되었다고 한다. 30년 전 400~500원하던 자장면이 지금은 4000원(가게마다 차이 있음)정도 한다. 10년이면 강산이 한 번 바뀐다는데 30년이면 세 번이나 바뀄으니 물가도 얼마나 올랐을까...

‘새마을운동이 시작되기 전 박정희 정권시절, 하얀 쌀밥이 부족해 일주일에 한 번씩 면(麵)종류를 먹어야 했고 보리밥도 한 번씩은 먹어야 했다’ 라고 하는 이가 있다. 대전 서구 변동에서 기름냄새 깨나 풍긴다는 고정근(58)씨. 고씨는 14살 때 지인의 소개로 중국인이 경영하는 중화요리집에 발을 디뎌 40년 넘게 자장면을 만들어 이 업계에선 알아주는 베터랑이다. 자장면 하나로 부인 이영희씨를 만났고 두 자녀를 키워 지금까지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요즘엔 세상이 좋아져 기계로 면을 뽑는 가게가 많아졌지만 뭐니뭐니해도 손으로 직접 밀가루를 반죽해 면을 뽑는 게 제 맛’ 이라고...

질릴 만도 한데 아직도 하루에 한 끼는 꼭 면을 먹는다는 고씨! ‘자장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음식이지만 가장 완벽한 맛을 지닌 음식’ 이라며 천직으로 생각하고 오늘도 기분좋게 기름을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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