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에 스프링을 넣은 채 3개월간 고통에 시달려야했던 한 외국인 소녀가 을지대학교병원 의료진의 노력으로 위기를 넘겼다. 을지대학교병원은 흉부외과 최민석 교수가 우즈베키스탄 국적 굴스호라(4·여) 양의 기관지에 있던 이물질을 절개 없이 제거하는데 성공했다고 29일 밝혔다.

기관지에서 볼펜 스프링보다 큰 크기의 스프링이 발견된 굴스호라는 서둘러 처치를 받아야 했지만 외국인 신분이어서 건강보험을 적용 받을 수 없었고 치료비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다. 최 교수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 고민 끝에 절개 없이 이물질을 기도로 직접 끄집어내기로 하고 보호자를 설득했다. 비용 절감을 고려한 측면도 있지만 절개를 하지 않으면 입원기간도 2주에서 3~4일로 크게 절감된다는 이점도 있었다.

약 15분의 시술 끝에 최 교수는 굴스호라의 몸에서 이물질을 빼내는데 성공했다. 시술 후 최 교수를 만난 보호자는 시술이 안전하게 마무리 되자 안도하며 도움을 준 의료진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굴스호라의 아버지 파이줄로 씨는 “딸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어 답답하고 속상했는데 정말 다행”이라며 “을지대병원 의료진과 최민석 교수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아이의 건강도 지키고 가족들에게도 현실적으로 도움을 준 것 같아 뿌듯하다”며 “아직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지만 굴스호라가 말끔하게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준섭 기자 ljs@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