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 완벽복습

7월 3주차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유인원 ‘시저’가 승기를 잡았다.

인간과 유인원의 대립을 그린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혹성탈출 : 종의 전쟁’이 1위로 진입하며 거칠 것 없이 내달리던 ‘스파이더맨 : 홈 커밍’을 2위로 끌어내렸다.

북미 개봉후 흥행성과 작품성을 모두 갖췄다는 언론과 평단의 호평 세례에 국내에서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번주는 8월 15일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는 ‘혹성탈출’ 리부트 시리즈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사람을 공격해 보호시설로 보내진 시저는 자신이 인간과 다른 존재임을 자각하게 된다.

# 인간의 동물성과 침팬지의 인간성

1. 혹성탈출 : 진화의 시작(2011)

과학자 윌 로드만은 알츠하이머 병에 걸린 아버지를 치료하고자 인간의 손상된 뇌기능을 회복시켜주는 ‘큐어’를 개발한다. 이 약의 임상실험으로 유인원들이 이용되고, 한 유인원에게서 어린 시저가 태어나 윌은 자신의 집에서 시저를 키우게 된다. 가족같이 살고 있던 윌과 시저, 시간이 지날수록 시저의 지능은 인간을 능가하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시저는 이웃집 남자와 시비가 붙은 윌의 아버지를 본능적으로 보호하려는 과정에서 인간을 공격하게 되고, 결국 유인원들을 보호하는 시설로 보내지게 된다. 그곳에서 자신이 인간과 다른 존재라는 것을 서서히 자각하게 되고 인간이 유인원을 어떻게 대하는지 보게 된 시저는 다른 유인원들과 함께 생존을 걸고 인간들과의 대전쟁을 결심하는데….

SF명작 ‘혹성탈출’ 시리즈의 리부트를 알리는 첫 번째 작품.

이전 ‘혹성탈출’의 뼈대인 인간이 유인원에게 지배당하게 되는 경위를 설명하는 프리퀄로 보는 시각도 있다.

뇌기능 회복약을 유인원에게 주입하는 임상실험용 침팬지 ‘밝은 눈’에게서 태어나 유일하게 살아남은 아기 침팬지 시저. 약물의 효과로 또래 인간보다 높은 지적능력을 갖게 되지만 윌과 정신적인 교감을 나눔과 동시에 자신이 애완동물인지 아니면 가족인지, 정체성의 고민을 대사없이 표정과 동작만으로 100% 전달한다.

침팬지 시저의 자연스러운 몸놀림은 골룸과 킹콩을 연기한 베테랑 배우 앤디 서키스의 명연기와 ‘아바타’보다 한단계 진보한 CG기술 덕분이라고 한다. 서키스는 지능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번민도 깊어가는 시저를 표정과 동작만으로 완벽하게 연기했다.

2011년 당시 할리우드에서 신인이었던 루퍼트 와이어트 감독은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연출로 1968년 첫 개봉 이후 속편을 수없이 쏟아냈던 줄거리가 빤한 ‘혹성탈출’에 새 생명을 부여했다고 평가받는다.

 

 인간 틈에서 살아남기 위해 뭉쳤던 유인원들은 분열과 갈등을 겪으며 인간을 닮아간다

# 인간과 유인원, 공존은 불가능한가

2. 혹성탈출 : 반격의 서막(2014)

치명적인 바이러스 그 후 10년, 시저가 이끄는 진화한 유인원들은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만들고 평화롭게 살아간다. 한편, 바이러스로부터 살아남은 극소수의 인간들은 멸종 위기와 가족을 잃은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서로의 존재를 잊고 있던 두 종족은 우연히 다시 마주치게 되고, 피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생존을 건 전쟁을 시작하게 되는데….

시간상으로는 전작 ‘진화의 시작’ 10년 후로, 치명적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인간 대부분이 죽고 문명은 파괴된다. 극소수의 생존자들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모여살고, 인간의 실험으로 진화하게 된 유인원은 시저의 지도에 따라 도심 외곽 숲에 삶의 터전을 만든다.

전기가 필요한 인간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유인원이 지배하는 숲속의 댐. 말콤 등 소수의 탐사대가 유인원의 땅에 발을 들이게 되고 결국 그들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갈등이 시작되고 시저에 반기를 든 유인원, 말콤에 반대하는 인간이 생기면서 그들의 세계는 혼돈에 빠진다.

인간 틈에서 살아남으려 몸부림치던 유인원들은 사회를 이루면서 인간을 닮아가고 탐욕과 이기심으로 얼룩진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실현하면서 인간과 그들이 이룬 사회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시저의 한마디는 더더욱 전율스럽다.

“난 항상 유인원이 인간보다 나은 존재라 여겼어. 그런데 우린 인간과 너무나 닮았어.”

 

# 진화하는 유인원 vs 퇴화하는 인간

3. 혹성탈출 : 종의 전쟁(2017)

전 세계에 퍼진 치명적인 바이러스 ‘시미안 플루’로 인해 유인원들은 나날이 진화하는 반면, 살아남은 인간들은 점차 지능을 잃고 퇴화해 간다. 인간과 공존할 수 있다고 믿었던 진화한 유인원의 리더 시저는 유인원들을 몰살하려는 인간군 대령(우디 해럴슨)에 의해 가족과 동료들을 무참히 잃고 분노한다. 진화한 유인원이 언젠가 인간을 지배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인간성마저도 버려야 한다는 대령과 더 이상의 자비와 공존은 없다며 가족과, 자유와, 터전을 위해 전쟁에 나서게 된 시저. 종의 운명과 지구의 미래를 결정할 피할 수 없는 전쟁. 과연, 최후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전투를 준비하라, 내게서 너무 많은 것을 빼앗아 갔다”

‘인간과의 공존’을 믿었던 시저는 슬픔으로 가득한 분노와 증오를 표출하고 그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인간 대령 또한 ‘인류를 구하기 위해선 스스로 인간임을 포기해야 할 때가 있다’며 인류의 생존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것을 예고했다.

생존을 걸고 벌이는 인간과 유인원의 전쟁, 8월 15일 극장에서 확인해 보자.

<사진=네이버 영화>

박동규 기자 admi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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