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새벽 1443개의 점포가 들어선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점포 13개를 태우고 2시간 여 만에 진화됐다. 취약한 새벽시간대 전통시장에서의 화재여서 자칫 대형화재로 번질 우려가 컸지만 새벽에 시장에서 연기 나는 것을 의아하게 생각한 의용소방대 출신 시민의 신고 정신과 대전소방의 신속한 초동대처, 경찰 등 유관기관의 협조로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새벽 3시 53분 24초경 대전역 부근에 있던 목격자가 “중앙시장에서 연기가 보인다”며 최초 신고를 했다. 

최초 신고자 조상협(34) 씨는 “과거 의용소방대 활동을 했고 금산에서 방범대원을 하고 있어서 화재에 관심이 많다. 이날 대전역 인근 건물의 위쪽에 검정색 연기가 솟구쳐 오르는 것 같아 신고했다”며 “의용소방대 활동을 하며 골든타임을 놓치면 진화에 어려움 겪는 경우를 자주 봐와서 지체없이 신고했다”고 말했다.

조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본부는 신고 후 4분 17초 만인 3시 57분 41초경 현장에 도착해 진화작업을 실시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80명 등 125명과 소방차 18대, 화학차 3대 등 장비 36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에 나섰다. 

대전소방은 이날 새벽 4시 13분경 대응 1단계를 발동해 긴급구조통제단을 가동했다. 대전경찰도 순찰차를 출동시키고 폴리스라인 등을 설치하며 시민들의 안전 확보에 나서는 등 대처했다.

목조건축물 등 일부 건축물의 붕괴위험 등으로 진화작업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었지만 방화선을 구축해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또 폭발 위험이 있는 도시가스와 배전반을 차단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시민의 신고 정신과 대전소방의 발 빠른 초동대처, 경찰 등 유관기관의 협조 속 이날 새벽 마침내 큰 불길이 잡혔다. 화재는 점포 13곳을 태웠지만 아찔한 시장 화재 속에서 인명피해가 없었던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대전소방 관계자는 “시민들이 초기에 신고를 잘해주셔서 저희가 신속히 출동, 초기에 화재를 진압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전통시장이 굉장히 낙후된 건물이었음에도 신속한 신고와 출동으로 빨리 진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