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삼성병원 천안·아산 건진센터 설립 추진
지역의료계 "환자독식, 지방의료 붕괴" 반발
강북삼성병원의 천안·아산 건강검진센터(이하 건진센터) 건립 추진이 지역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병원 측은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으나 의료계에선 내년 초 건진센터 가동설이 제기되는 등 충남 북부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서울 대형병원의 지방 진출 가능성에 지역 의료계는 물론 전국보건의료노조도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지역 환자들의 수도권 유출로 지역 병·의원 의료체계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서울 대형병원의 충남 진출이 현실화될 경우 이른바 재벌병원의 환자독식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뜩이나 빈사상태인 지역 의료 수요를 뿌리채 흡수해 수도권과 지방간 의료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지방 병원의 경영난을 가속화해 기반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는 것이다.
◆강북삼성병원, “천안.아산 삼성직원용 건진센터 건립 검토 단계”
강북삼성병원과 전국보건의료노조 등에 따르면 천안아산 KTX역 인근에 강북삼성병원의 건강검진센터 건립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강북삼성병원 관계자는 14일 금강일보와 전화통화에서 “현재 아무것도 구체화되거나 확정되지 않았다”며 “다만 오래전부터 천안 아산지역에 있는 삼성임직원들이 인근에 건강검진센터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요청이 있었고, 이번에도 직원 복리후생차원에서 실무차원의 검토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검토하는 내용을 갖고 지역에서 (병원이 내려간다는 등) 다양하게 생각하는데 전혀 그런 의도가 없고 논란의 단초를 만들 생각도 없다”며 재차 확정된 것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도 ‘확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에는 건진센터를 천안.아산에 건립할수도 있다는 것을 포함하고 있느냐’는 본보 기자의 질문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해 여지를 남겼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재벌병원의 환자 독식·지방의료체계 붕괴 우려”
강북삼성병원의 설명과 달리 지역 의료계에선 강북삼성병원의 충남 진출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현재 천안아산 KTX역 인근 아산 배방택지개발사업지구 내에 내년 초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 가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새로 건물을 건립하기보다 기존 건물을 임대해 사용하는게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구체적인 입지와 가동시기 등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국 보건의료인들은 의료전달체계를 붕괴시킬수 있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전국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병원 측은 천안과 아산지역 삼성직원과 가족, 계열사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건진센터 설립이 지역의 의료수요를 흡수해 지역간 의료불균형을 가속화할 것임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대부분의 건강검진은 질병에 대한 진료로 이어지고, 결국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는 검진을 넘어 충청 지역 주민들을 강북삼성병원으로 빨아들일 것”이라며 “지금도 경영난에 허덕이는 지역내 대형병원들이 수도권 재벌병원과의 과도한 경쟁으로 과잉투자를 감행하면서 건강보험 재정의 위기로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복지부가 진정으로 의료기관기능재정립 의지가 있다면 이번 강북삼성병원 천안아산 건진센터 건립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충남도 역시 지역 의료의 발전을 위해 재벌병원의 무분별한 진출을 규제하고 도민 건강권의 불평등 해소를 위해 공공의료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