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을 엄습한 구제역 공포가 축산업계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워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또 구제역이 인체에 무해한 만큼 축산물 소비 진작에 지역민 스스로 동참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절실하다는 여론도 일고 있다.4일 지역 축산업계에 따르면 경기도에 이어 전국 축산업 비중 2위를 차지하는 충남의 구제역 발생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업계 전체가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도내에선 가축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홍성지역 축산농가가 가장 심각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한우협회 홍성군지회 관계자는 “최근 들어 쇠고기 소비량이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7월부터는 축산농가의 사료자금 상환이 시작되는데 소를 팔고 싶어도 팔 곳이 없어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그는 “구제역 확산을 막는 것이 가장 중요하긴 하지만 축산농가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정부가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 초 경기 포천에서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뒤 3개월 정도 폐쇄됐던 논산, 공주, 청양, 홍성, 서산, 부여, 예산 등에 자리한 도내 우시장 8곳은 지난 3월 말 정부의 구제역 종식 선언 후 문을 열었지만 지난달 초 강화군에서 구제역이 재발하면서 다시 폐쇄된 바 있다.이로 인해 축산농가에선 기르던 소를 팔고 싶어도 팔 곳이 마땅찮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논산, 공주, 홍성, 예산, 서산, 천안 등 6개 도축장으로 출하되는 돼지 역시 구제역 여파로 가격이 떨어져 양돈농가의 고충도 크다.홍성에서 양돈업을 하는 박 모 씨는 “TV에서 매일 살처분된 돼지를 땅에 묻는 장면을 보여주니 이걸 본 사람들이 돼지고기를 사먹을 맛이 나겠느냐”며 구제역의 직접적인 피해와 함께 소비 위축, 가격 하락 등 다가올 후폭풍에 대해 걱정했다.충남도 관계자는 “구제역은 인수(人獸) 공통전염병이 아니어서 우제류(偶蹄類)에만 감염될 뿐 인체에는 무해하다. 구제역에 걸린 소나 돼지 고기를 먹더라도 인체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며 “어려움에 처한 축산농가를 돕기 위해 지역민 모두 소비 진작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최 일 기자 choil@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