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의사회·보건의료노조 등 강북삼성병원 건진센터 추진 규탄

강북삼성병원의 천안·아산 건강검진센터 추진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반발이 격화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본보 7월 15일자 1면·19일자 5면 보도>

전국 보건의료노조에 이어 의사들의 대표 기구인 충남도의사회와 학계가 나서 삼성의 천안·아산 건진센터 건립 추진을 적극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이들은 지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건진센터 건립을 강행할 경우 삼성제품 불매운동 등 삼성과의 전면전도 불사하겠다며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대전충남지역본부와 충남도의사회 등은 19일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삼성의 천안·아산 건강검진센터 추진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강북삼성병원은 천안아산KTX역 인근 아산 배방 택지개발사업지구 내 Ymall 4층에 건진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면서 지역 의료계로부터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이들은 이날 “삼성병원 측은 천안 아산 삼성직원과 가족, 계열사 직원들의 건강검진을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건진센터 설립이 지역 의료수요를 흡수해 지역간 의료불균형을 가속화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송후빈 충남도의사회 회장은 “강북삼성병원이 세팅돼 서울로 환자를 흡입하면 차후 광주나 대구, 부산까지 영역을 확장한다는 비공식적인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의료전달체계 확립차원에서 이 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윤일규 천안아산경실련 대표는 “삼성의 계열병원으로 허약한 계열사를 살려내고 시장 독점을 위해 일감을 모아주려는 것은 안 된다”면서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들 때문에 무너지고 있다. 천안도 골목상권이 무너지고 있지 않은가”라고 우려했다.

원용철 대전시립병원설립시민운동본부 대표는 “의료는 사적으로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공적으로 국민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하는 것”이라며 “의료를 상품으로 만들고 그걸 통해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옳은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에서 젊은 여성들이 백혈병으로 얼마나 많이 죽어갔는데 어디서는 죽어가는 노동자 산재 판정도 안하면서 건강을 책임져주겠다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순전히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삼성의 행태로밖에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삼성이 천안아산에 건진센터 설립을 강행한다면 이는 지역 의료자원을 삼성 재벌병원으로 빨아 들여 지역의료 자원을 빼나가는 부도덕한 일이며 지역의료계가 고사되는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충남도는 지역 의료발전을 위해 재벌병원의 무분별한 진출을 규제하고 도민 건강권 불평등 해소를 위해 공공의료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만일 우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행한다면 더 이상 삼성의 횡포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지역 내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투쟁을 시작으로 향후 대규모 집회와 대시민 선전전, 삼성제품 불매운동 등 실력행사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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