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늘 따라붙는 말이 서비스이다. 특히 버스요금이 인상되고 나면 반드시 서비스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진다. 그렇다면 시내버스의 서비스 개선이란 무엇일까. 기사가 승객들에게 인사를 잘 하고 승하차 정거장을 잘 안내해주면 그것이 서비스 개선인가. 에어컨과 히터만 잘 작동되고 급정거, 급출발만 안 하면 되나.
그렇지 않다. 진정한 시내버스 서비스의 개선이란 오랜 시간 기다림 없이 바로바로 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첫째이다. 다음으로는 버스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도보거리가 최대한 짧아지게 해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 집 앞에서 즉시 오는 버스를 탈 수 있는 것이 최선의 서비스이다. 이 두 요건을 충족시키는 유일한 방법은 증차이다.
소득수준이 향상되면서 자가용을 소유하는 시민들이 늘고, 그런 만큼 대중교통의 이용은 줄어들고 있다. 이용객이 줄어들고 있으니 버스를 늘이는 일은 참으로 어려운 선택이다. 그래서 대전시는 20년 넘게 시내버스를 증차하지 않았다. 증차가 이루어지지 않은 20년 동안 대전시의 인구는 계속 증가했고 시가지는 외곽으로 계속 확장됐다.
그런 만큼 노선은 계속 연장됐다. 한정된 차량 대수로 계속 연장되는 늘어나는 노선을 감당하다보니 배차시간은 날로 길어졌다. 실제로 황금노선이라 불리는 몇몇을 제외하면 대부분 배차간격이 10분 이상이다. 10분은 그나마 양호한 편으로 15분 넘고, 20분 넘는 배차간격의 노선도 허다하다. 시간이 돈이라는 생각을 갖고 사는 도시민에게 버스를 기다리는 20분은 고통 그 자체이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수록 원망과 불만도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눈앞에서 버스를 놓치는 일을 경험하는 횟수가 많을수록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는 급락한다. 버스도착 예정시간을 알려주는 승강장 안내서비스나 스마트폰 안내 어플이 엉터리로 작동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시내버스 서비스에 대한 평가를 추락시키는 요인이다.
승객이 줄어드는데 버스를 증차해달라는 시민들의 주문이 이어지니 대전시로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그 사정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하지만 대전시가 주창하는 대중교통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라면 유일한 방법이 도시철도 구축과 시내버스 확충이다. 자가용 이용을 줄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자가용 이용자를 위한 도로 개·보수 및 확장, 주차면적 확보 등의 엄청난 예산이 시내버스 증차로 전환된다면 대중교통은 활성화 될 수 있다. 대중교통이 불편하니까 자가용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가 더욱 확충돼야 한다. 대중교통도시로 가기 위해 대전시의 시내버스 증차는 계속돼야 한다.
<김도운 논설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