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선택 전 시장이 15일 이임식을 끝으로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시청을 나서고 있다.

 

권선택 전 대전시장이 이임식을 끝으로 정든 시청을 떠났다. 갑작스러운 낙마로 하루아침에 자연인이 된 그를 직원들이 따뜻하게 배웅했다. ▶관련기사 4면

권 전 시장은 15일 오전 시청 대강당에서 이임식을 갖고 1233일의 소회를 풀고 시장자리에서 공식적으로 내려왔다. 이 자리에는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김경훈 대전시의장과 5개 구청장, 공사·공단 기관장, 지역 정치인 및 지지자들이 함께해 석별의 정을 나눴다.

권 전 시장은 이임사를 통해 “인생은 새옹지마란 말이 맞는 것 같다. 어제까지 시장이었는데 자고 났더니 전(前) 시장이 됐다”며 무겁게 입을 뗐다. 이어 “그래도 난 행운아다. 임기를 거의 다 채워서 3년 5개월 시장을 했다”며 “도와준 여러분 모두에게 거듭거듭 감사말씀 드리고 특히 시민들과 함께한 공직자 여러분께 감사한 한편 송구한 마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법원의 판결에 승복하면서도 아쉬운 마음을 내비쳤다.

권 전 시장은 “어제 대승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이제 와서 법원, 검찰을 욕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포럼은 적법하다면서 경비에 문제 있다고 한 점은 아쉽다”며 “앞으로 포럼은 어떻게 하겠는가? 대한민국의 건전한 정치발전을 위해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쓴 제언을 했다.

시장 후보 시절을 반추하기도 했다.

그는 “출마할 당시 다들 안 된다, 어렵다고 했다. 최초 여론 지지도가 4.2% 나왔지만 혼자 자신했고 저를 믿어주고 지지하는 계층과 시민들께서 득표율 50%로 당선시켜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당선 되자마자 사건에 연루돼서 마음고생이 많았고 힘든 싸움이었다”며 “그렇지만 대전시정이 흔들리면 시민들의 피해라는 생각으로 하루종일 뛰어다녔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권 전 시장은 임기 중 추진한 사업에 대해 “의미 있는 사업도 있었고 물론 잘못된 사업도 있었다”고 했다. 잘된 사업으로 트램을 꼽은 권 전 시장은 “제 욕심이 아니고 권 브랜드 트램도 아니다. 대전의 브랜드 트램이고 백년대계를 보고 집념있게 밀어붙여 많은 성공을 이뤘다”고 애정을 표했다. 그러면서 "청년사업을 통해 용기와 희망 줘야 하고 복지정책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안 갑천지구 친수구역 조성사업과 도시공원조성 특례사업에 대해선 “100점짜리 정책은 없다. 마음 내키지 않아도 해야 하는 사업이 있기 마련이다”며 “안했으면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를 고민했다. 반대 단체와 개인들에게 송구스럽지만 대전의 미래를 보고 판단해 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그는 “대전에서 태어나고 학교를 다니며 국회의원, 시장까지한 나는 뼛속까지 대전인이며 여기에 뼈를 묻을 것이며 앞으로도 대전을 위해 성원을 다하겠다”며 대전인(人)임을 강조하고 향후 거취를 마련하기 전까지 잠시 휴식을 갖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 40분경 권 전 시장은 이임식을 마치고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감사의 뜻을 나누고 1층 현관까지 배웅을 받은 뒤 시청을 떠나 ‘인간 권선택’으로 돌아갔다.

글·사진 박현석 기자 phs2016@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