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고등학교 윤효석

한국 축구는 위기에 직면했다. 비록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그리고 스페인에 이어 대한민국은 월드컵 9회 연속 진출에 성공했지만 ‘월드컵 진출을 당했다.’, ‘농어촌전형(아시아 지역예선)으로 월드컵에 진출했다.’며 볼멘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이란과 홈경기에서도 무득점,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도 무득점을 기록하면서 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따긴 했지만 이란이 시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얻은 결과이고, 내용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팬들의 입장에서 한국 축구의 불안함에 상당히 마음이 가볍지를 못하다고 할 수 있다. 월드컵에 출전하고자 하는 모든 국가들은 월드컵 최종예선전 이전에 치러지는 1차·2차 예선을 통해서 담금질에 들어가서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과정을 겪는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최종예선전에 와서 경기력에 대한 불안문제로 슈틸리케 감독이 중간에 경질 됐다. 신태용 감독이 결국 독이 든 성배라고 표현할 정도의 막중한, 부담 있는 시기에 대표팀 감독을 맡았기 때문에 이 두 경기에서 사실 소방수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고, 신임 감독이 처한 상황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분명히 짚고 갈 것은 지난 브라질 월드컵 때도 조광래, 최강희, 홍명보로 이어졌던 역사가 있었지만 이러한 감독 교체에 따른 부담이 월드컵 본선에 가서 국민적 질타를 받는 대실패로, 대재앙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역사가 또다시 되풀이됐다는 것은 결국 대한축구협회 행정에 대한 과오이며 이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갈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이란 감독 케이로스는 뛰어난 전술적 역량, 능숙 능란한 심리전 그리고 경기장 후 오히려 손흥민 선수를 다독이는 모습은 맨유 수석코치와 레알 마드리드 감독의 역량이 그대로 나타난 경우이다.

하지만 전 한국축구국가대표 감독인 슈틸리케는 질 떨어지는 전술과 오케스트라 지휘자로서의 감독의 역할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최장기간인 2년이나 지난 시점에서 어떠한 비전도 없이 상대팀 기자 또한 다 알아챌 수 있는 전술을 고집했다. 또한 중동, 중국, 일본리그 선수들의 경기력 하락이 현저하게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형식적으로만 자국리그인 k리그를 보러 다니며 발탁 및 기용을 하지 않았다. 사전 정보 파악, 선수능력 파악 그리고 소통이 단절된 문제점을 나았으며 대표팀의 수장임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통해 대표팀의 분위기를 저하시켰다.

감독은 일의 전체를 지휘하며 실질적으로 책임을 맡는 사람이다. 개개인의 능력을 간과할 수는 없지만 축구는 11명이 1팀이 되는 유기적인 조직이다. 조직화를 시키는 것이 감독의 역량이라 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작년 EPL 우승팀 첼시의 감독인 콘테는 3백 전술을 과감하게 시도함으로써 우승을 일궈냈다. 하지만 올시즌 콘테의 3백 전술은 힘을 잃었다. 발전된 3백 전술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대 축구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선수, 구단관계자, 감독 등 모두가 적응을 해야 할 부분이지만 현대 축구에서 가장 부각되는 것은 감독의 역량이라 할 수 있다.

직접 실행한 IR(INDIVIDUAL RESEARCH)에서 설문 응답 대상자들의 76.9%가 축구 중계를 통해 축구를 본 적이 있으며, 36%가 K-league 경기를 본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들을 통해 설문 응답 대상자들은 한국 축구에 대한 관심과 흥미도가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대상자들을 토대로 한 설문 결과는 그동안 한국 축구의 문제점과 감독을 통해 어떠한 모습의 한국 축구를 원하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 축구팬들은 40대에서 50대 사이의 연령대와 ‘리더쉽’을 가졌고 선수단 장악 능력이 뛰어나며 한국, 독일, 스페인 국적을 가진 감독을 원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신태용 감독의 소통 능력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전술적인 역량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그에 비해 거스 히딩크 감독에 대해서는 전술적인 역량과 뛰어난 리더쉽을 가졌다고 평가했다. 개인적인 견해로,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인 역량은 뛰어나나 성인대표팀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위치를 깨닫고 현실적인 전술 선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전술은 오히려 대표팀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또한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큰 지지를 받고 있지만 나태해진 선수들을 독려하고 동기부여를 줄 수 있는 뛰어난 리더쉽과 선수단 장악 능력이 필요하다. 최근 새로운 수석코치와 피지컬 코치를 영입하면서 보완된 전술, 리더쉽과 선수단 장악 능력을 강화하여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려하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 축구팬들은 한국 축구의 침체 원인을 대한축구협회, 선수, 지나친 비난, 감독에 있다고 답했다. 비리로 둘러싸인 대한축구협회는 브라질월드컵에 이어 똑같은 패턴의 감독교체로 맹비난을 받고 있다. 중국화와 같은 논란으로 둘러싸인 선수들 또한 나태해진 정신력과 감독의 전술에 따라가지 못하는 등 최근 한국 축구에 주요 침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대한축구협회의 비리연루와 선수들에 분노하여 지나친 비판을 할 수 있지만 지나친 비난은 용납되지 않는다.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현시점은 한국 축구에 모든 축구인들이 힘을 쏟아야 할 시기이지, 비난이 이루어져선 안 된다. 지나친 비난보단 응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외국인 감독을 원하며 현재 거스 히딩크 감독을 원하고 있다. 현재 신태용 감독을 히딩크 감독으로 교체함으로써 2002년 한일월드컵을 재현하고 싶다는 뜻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감독을 통해 선수들과 소통을 하고 뛰어난 리더쉽으로 선수단을 장악하길 원하길 원한다. 또한 뛰어난 전술적인 역량을 통해 경기의 질이 높이길 원한다. 축구에서 감독이 미치는 효과는 무시할 수 없다. 한국 축구팬들 또한 이를 알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이를 증명했다. 하지만 현대 축구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감독의 역량으로 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한국 축구와 축구팬들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더 이상의 남 탓은 용납될 수 없다. 축구협회, 감독, 선수, 팬 각각에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원인이 있고 모든 축구인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한다.

<인천국제고등학교 윤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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