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도 바로 세우고 언론도 바로 세워야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 참가한 김아랑 선수의 이른바 '기억의 헬멧'을 두고 어느 공중파 기자가 딴지를 걸고 나섰다. 노란 리본에 깃든 그 어여쁘고 애틋한 마음에 격려를 보내지는 못할 망정 '정치적' 의도를 운운하며 올림픽 헌장을 동원하는 논리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SNS를 통해 배설되는 기자의 방약무인한 행태를 해당 방송사의 경영진이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방송정상화'와 '적폐 청산'을 화두로 걸고 나선 MBC 최승호 사장을 비롯한 보도국 간부들의 매서운 회초리가 필요하다. 

비슷한 시각, 세월호 '직립'을 위한 사전작업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목포신항에 처연하게 누워있는 세월호 선체 앞에는 '안전하게 바로 세우겠습니다'라는 글귀의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부와 용역업체, 그리고 작업에 임하는 인부들의 마음가짐일 것이다. 세월호도, 망가진 역사도, 비뚤어진 언론도 바로 세워야 할 것이다.  [금강일보 설인호 화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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