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우 의장·조치연 부의장 탈당으로 촉발

▲ 충남도의회는 2016년 6월 30일 제288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무기명투표를 통해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 윤석우 의원(가운데)과 신재원 의원(오른쪽), 조치연 의원을 각각 제10대 후반기 의장과 제1·2부의장으로 선출했다. 충남도의회 제공

임기 만료를 불과 4개월여 앞둔 충남도의원들이 의장단 구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다. 윤석우 의장과 조치연 부의장이 잇따라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지만 눈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의장 프리미엄’ 등 득실을 계산한 패거리정치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1일 충남도의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당 소속 의원들은 내달 6일 열리는 제302회 임시회에서 윤 의장과 조 부의장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하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윤 의장은 이달 6일, 조 부의장은 지난달 15일 나란히 한국당을 탈당해 각각 무소속,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됐다. 국민의당(현 바른미래당) 소속이었던 이기철 의원도 이달 초 당을 나와 무소속 신분이다. 도의회 의석 40석은 한국당 25석, 민주당 12석, 바른미래당 1석, 무소속 2석 등으로 재편됐다.

탈당 당시 윤 의장은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당론으로 정한 건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의원 자율에 맡겨야 하는데 상위기관에서 당론으로 결정해 처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한국당 의원들의 주도로 폐지된 인권조례를 탈당 명분으로 삼았다. 그는 다른 지역 의회의 전례를 들며 탈당과 관계없이 의장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조 부의장은 “한국당은 보수의 진정한 가치와 이념을 담아내지 못하면서 막말정치로 보수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라는 탈당의 변을 내놨다.

현역 한국당 의원들은 발끈하고 있다. 도의회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당 후광에 힘입어 후반기 의장단에 오른 두 의원이 신의를 저버렸다는 것이다. 한국당 측 핵심 인사는 금강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윤 의장이 탈당한 뒤 바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부분 의원들이 의장단에 대한 불신임안을 내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다수당 소속 의원들이 의장단에 참여하는 관례로 볼 때 탈당한 윤 의원은 의장직을 내놓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만 한국당의 다른 도의원은 “내부적으로 윤 의장이 알아서 ‘용단’을 내리지 않으면 불신임안 제출은 물론 의회 일정을 보이콧(거부)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라며 “공주시장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윤 의장은 어차피 내달 초 예비후보 등록 전에 도의원을 사퇴해야 하니 조기에 의장직을 사퇴하는 게 서로 얼굴 붉히지 않고 좋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한국당이 수적 우위를 토대로 현 의장단 사퇴를 압박하고 향후 나눠먹기 식으로 자리를 배분하려 한다는 비판을 미리 경계하는 것으로 읽힌다.

의장직을 둘러싼 한국당 의원들의 정치셈법에 민주당 소속 한 의원은 “다수당이 의장단을 구성한다지만 의장이든 의원이든 도민들이 대표성을 부여하고 인정해 준 것”이라며 “의장단이 법령을 위반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직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면 몰라도 단지 탈당했다는 이유로 불신임을 의결한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도민을 우롱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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