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올들어 첫 전세가 하락…세종은 전세가 하락폭 둔화

<속보>=대전 유성구의 전세 수요가 세종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유성구에서의 이동이 시작돼 대전은 올 들어 처음으로 전세가가 하락했다. 폭락을 거듭하던 세종은 하락폭이 둔화됐다. 이사 수요가 당분간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본보 3월 7일자 9면 등 보도> ‘’

1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 대전의 아파트 전세가 변동률은 -0.08%로 올 들어 처음으로 전세가가 떨어졌다. 반면 세종은 -0.1%를 기록해 전주(-0.16%)보다 하락폭이 줄었다. 대전은 전세가가 하락하고 세종은 하락폭이 둔화된 건 전세 수요의 세종 이동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세종은 지난 1월 다섯째 주부터 11주 연속으로 전세가가 하락해 올 누적 변동률이 -0.59%를 기록 중이다. 전세수급지수 역시 지난달부터 100 이하를 밑돌다 이달 들어선 10.5를 기록해 세종시 출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전세수급지수는 전세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수치화한 지표다.

기준치는 100으로 100보다 높으면 공급량이 수요에 비해 적다는 뜻이고 100보다 낮으면 반대다. 10.4라는 건 주택에 비해 세입자가 부족한, 심각한 역전세난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달까지 6289세대가 전세시장으로 나오는 등 과잉공급 현상으로 인한 문제점이 꾸준히 발생 중이다. 이 때문에 전세가는 계속 하락하고 봄 이사철이 다가옴에 따라 유성구에서 세종으로의 이동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전세수요의 세종러시는 당분간 지속돼 대전, 특히 유성구의 전세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세종의 평균 전세가가 대전 유성구에 비해 굉장히 저렴해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유성구의 ㎡당 평균 아파트 전세가는 242만 9000원이지만 세종은 164만 6000원으로 80만 원 가까이 싸다. 여기에 장기적으로 세종은 인프라가 더욱 확충될 가능성이 높아 세종 선호 경향이 점점 높아질 수 있다.

전세수요가 이동한다 하더라도 빠른 시일 내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가 회복하긴 힘들 것이란 예측이 우세하다. 지난해에도 전세수요 이동이 시작된 이후에도 세종의 전세가는 쉽게 상승 전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세종으로 전세 수요 이동은 5월부터 시작됐고 9월이나 돼야 세종의 아파트 전세가가 상승세로 돌아섰다. 또 이달부터 6월까지 2950세대가 공급된다는 점도 세종의 전세가 회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세종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세종의 입주물량 증가가 대전 유성구에 영향을 끼쳐 대전은 올 들어 처음으로 전세가가 하락했다. 봄 이사철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와 같은 추세라면 유성구의 전세가는 더 하락하겠지만 그렇다고 세종의 전세가가 금방 회복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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