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간 충분히 섹스를 즐길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간절한 요즘이다. 지금으로부터 십 수 년 전에 독일에 3년 정도 체류한 적이 있었다.말만 학생이었지 여행 가이드를 해서 독일 구석구석을 돌아볼 기회가 많았다. 그중 잊혀지지 않는 3가지 장소가 있다.한 곳은 경제도시인 프랑크푸르트 바로 북쪽으로, 산림이 우거진 타우누스 산맥의 기슭에 있는 바트 홈부르크(Bad Homburg)라는 곳이다.이 곳은 남여혼탕이 유명하다. 독일은 해 뜨는 날이 365일 중 100일이 채 안되기 때문에 왠만한 온천도시의 사우나는 남여혼탕인 경우가 많다.처음 입장 했을 때에는 '이런 별천지가 다 있나~'하며 감탄에 감탄을 연신 남발했지만 나중에는 별 감흥이 밀려오지 않았다.특히 이 곳은 가족간에 회합의 장소로도 유명한데, 시아버지와 며느리, 장모와 사위가 함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근접 50cm이하(?)'에서 대화를 나눠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은 곳이다.또 한 곳은 항구도시로 유명한 함부르크(Hamburg)에 있는 섹스 박물관이 인상 깊었다. 이곳은 남성 성기 모양의 장난감을 나눠주는 곳으로도 유명세를 떨쳤던 곳이며 이 곳에는 우리나라 춘화도 다양하게 있었다.말 그대로 전 세계에서 섹스와 관련된 모든 것이 망라된 곳이다. 마지막 한 곳은 프랑크푸르트 기차역 앞의 카이저슈트라쎄(Kaiserstraße)와 타우누스슈트라쎄(Taunusstraße)라는 거리이다.이 곳은 독일의 대표적인 매춘과 마약지대이다. 경찰이 마약 중독자에게 깨끗한 주사기를 건네주며 에이즈 확산을 막는 풍경이 그리 낯설지가 않다.(이 곳에서 가졌던 특별한 경험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메일이나 전화를 주시면 자세히 안내해드리겠지만 지면 관계상 생략.)위의 장소들이 지금도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는 섹스에 대한 독일 정부의 자신감이 베어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섹스에 대한 국가별 인식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소개하겠지만 적어도 독일만큼은 섹스에 대해 선진국이 맞다.사회계약설로 시작된 국가관이 섹스관에도 남아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섹스에 대한 울타리를 이 만큼 쳐 줄테니 국민들도 허용된 범위 내에서는 최대한 즐기라는 섹스관이다.최근 대한민국 정부는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호들갑이다. 아이도 섹스를 해야 낳는 것 아닌가. 국가는 최소한 부부가 편하게 사랑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울타리를 만들어줘야 한다.아이는 많이 낳으라고 떠들면서 아이 만들 환경은 알아서 하라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