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방침에 반발 기념사업회 전원 사표
市, 제반문제 감사받아 투명성 확보 검토
서산시의 랜드마크로 천문기상과학에 대한 기초적 연구와 탐구를 위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본보 보도와 관련, 사법당국이 장비 납품과정 등에 대한 문제점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본보 22일자, 23일자 18면 보도>
25일 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사법당국으로부터 관련서류 등 천문기상과학관 운영과 관련한 문제점 등은 없는지 내용을 들여다보겠다는 방침을 통보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는 차라리 이번 기회를 통해 외부감사 요청 등을 통해 장비 납품과 과학관 관리 등을 감사 받아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왜 이 같은 갈등이 표출됐는지를 짚어본다.
◆류방택 천문기상과학관의 개관
류방택 선생은 고려시대 서산출신으로 당대 최고의 천문과학이 집대성된 자료로 국보(228호)로 지정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든 인물이다.
지난 2003년 류방택 선생의 업적과 얼을 기리고 이를 널리 알려 역사를 바로잡는 일 등 류방택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가 발족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기념관 건립을 위해 기념사업회는 정부부처를 찾아다니며 국비 등을 유치하는가 하면 지방비 등 예산을 확보, 현재의 과학관이 들어선 땅도 희사하며 기념관 세우기에 나서자 시 등 자치단체도 행정력을 보태 현재에 이르렀다.
◆과학관 건립과 운영에 대한 시각차
44억 원을 들여 지난 2009년 서산시는 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 건립에 나서 기념사업회로부터 인지면 애정리 땅 일부를 희사 받아 연면적 950㎡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주 관측실과 보조관측실, 천체투영실, 교육전시실 등을 갖추고 지난해부터 별 탐사 등 천문연구의 교육활동 등 타 시·군의 부러움을 사며 학생들은 물론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등 서산의 새로운 관광벨트를 구축해 가고 있다.
600mm 망원경(2억 9000만원)이 설치된 주관측실과 보조망원경, 굴절 망원경 등이 컴퓨터로 제어되는 완전 자동화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러나 잦은 고장 등으로 별 탐사 등 눈으로 보는 활동은 가능했지만 사진촬영 등은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시는 눈으로 보는 별 탐구와 사진촬영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2억 9000만 원짜리 장비 수준을 넘어 수십억 원에 달하는 장비나 가능한 정도의 최고수준을, 눈으로 보거나 사진찍기를 원하는 꼴로 현재의 장비로는 한계가 있다며 현재의 장비로도 웬만한 정도의 천문탐사 활동에는 문제가 없다고 시는 설명했다.
따라서 객관적 판단을 구할 천문과학원 등에 검수를 의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게 마땅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념관과 과학관의 차이와 운영상 갈등
기념사업회 측은 당초 ‘류방택기념관’으로 명명을 원했지만 시 당국의 ‘천문기상과학관’으로의 명명이 옳다고 판단, 과학관으로 문을 열었다.
태생적 갈등의 요인이다.
개관 당시부터 올해 6월까지 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방문객 등 학생들의 교육은 외부기관에, 관리는 기념사업회가 맡아왔지만 기간만료에 따라 시가 직영 중이다.
시 당국은 총액인건비제에 따라 별도로 인력을 충원할 방법이 없다는 점을 들어 재계약을 거부하고 문제점 등을 파악 중이다.
반면 기념사업회 측은 직영에 반발, 지난 21일 김현구 회장 등 임원(14명) 전원이 사표를 냈다.
시는 그동안 기념사업회 측이 관리를 맡아오면서도 시 인력(3명)이 2중으로 투입되는 등 과학관 운영에 문제점이 많아 당분간은 직영을 하면서 합리적 운영방안을 모색 중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과학관 건립에 땅 희사 및 국비확보 등 산파역을 해온 기념사업회 측의 공을 높이 사지만 운영 및 관리상 문제점 발생은 별개의 문제로 시 입장에서도 기념사업회 측이 관리를 하는 게 옳다고 보지만 인력의 중복 등은 또 다른 문제라는 입장이다.
따라서 관리상 문제점 등 보완을 위해 기념사업회 측과 시는 허심탄회한 협의 등을 통해 갈등을 해소해 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