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병원 등 만점 수준 자평 뒤 인센티브, 행안부 평가선 낙제점
공주병원 등 전국 국립병원에 대한 정부 기관 평가의 객관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평가주체와 항목이 무엇이냐에 따라 ‘만점’과 ‘낙제점’을 동시에 받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국립 병원의 ‘평가점수 인플레’관행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손숙미 의원이 보건산업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전국 7개 국립병원의 사업성과 평가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매년 모든 병원들이 만점에 가까운 평가점수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법에 따라 보건산업진흥원 평가는 각 국립 병원장의 인센티브를 책정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지난해 국립부곡병원은 보건산업진흥원 평가에서 100점 만점 기준에 100점을 받았고, 전국 7개 병원 중 최하점수를 기록한 국립공주병원의 점수도 무려 96.7점에 달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의 고득점 평가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에도 비슷한 양상을 나타냈다.
지난 2008년에는 국립서울병원이 98.9점으로 최고 점수를 받은 반면 최저점은 마산병원의 97.3점으로 양 기관간 점수차가 1.6점에 불과했다.
2009년에도 마산병원과 목포병원이 각각 99.8점으로 최고점을, 부곡병원이 97.9점으로 최저점수를 받았다.
병원별 점수 편차가 적다보니 전년도 최하위 병원이 다음해엔 전국 최고 병원으로 뒤바뀌는가 하면 전년도 최고 성적 병원이 1년만에 바닥권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기관별 성과를 객관화해 각 병원별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평가 취지가 변별력을 상실하면서 사실상 무의미해진 상황.
반면 이들 병원에 대한 행정안전부 평가는 낙제를 면치 못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복지부 평가결과 만점을 받은 국립부곡병원의 경우 행안부 평가에선 79.3점에 그쳤고, 97.5점을 받은 목포병원도 행안부에선 72.2점의 낙제점을 받았다.
보건산업진흥원과 행안부간의 평가차는 평가 지표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범주에 해당된다는 게 보건산업진흥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평가 결과는 병원장의 성과 연봉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데다, 보건산업진흥원의 평가도 사실상 형식적 수준에 그쳐 평가 및 인센티브 제도가 병원장의 보신용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손숙미 의원은 “가장 큰 문제는 보건산업진흥원이 각 국립병원들이 자체적으로 평가한 점수를 그대로 수용하는데 있다”며 “병원들이 만든 자체평가점수를 서류검토를 통해 수정없이 수용하고 현지 확인조사도 평가위원 1-2명이 1박 2일만에 검증을 완료하고 있다”고 부실 평가 가능성을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3년간 이들 병원장들은 자체 평가에서 자신들이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주고 이를 기반으로 받은 인센티브만도 총 2억 2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보건산업진흥원은 “고유사업 수행실적을 평가하는 보건산업진흥원 평가는 정량평가방식으로 고득점이 나오는 경우가 많으나 관리역량을 평가하는 행안부는 기관별 사업수행능력과 평가자 견해 등에 따라 기관별 점수편차가 발생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보일 수 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