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눈덩이에 불편겪는 세종시민 불만 폭주

세종시민들을 ‘볼모’로 한 세종도시교통공사 노동조합의 파업으로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수억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다. 사진=세종시기자협회(정론회)공동

타협점 없는 노·사…해결기미 없이 장기화
버스투입 하루 1650만원 시민혈세 ‘줄줄’
‘경영혁신 우수’ 홍보…“제정신이냐” 비난

세종도시교통공사(사장 고칠진)가 더위를 먹은 탓일까.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아니면 세종시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탓 일게다. 세종시민들을 ‘볼모’로 한 세종도시교통공사 노동조합의 파업이 한 달여 장기화에 들어갔다. 초여름의 무더위 속에 시민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5월 임금 인상과 관련한 노조의 파업 이후 대전 반석역과 세종 조치원을 오가던 1000번과 1004번은 운행이 축소됐다. 현재 임시 전세버스를 통해 운행되고 있다.

출근시간대 도심을 운행하던 꼬꼬버스 1번과 2번, 그리고 BRT 900번은 아예 운행이 중단됐고, 읍·면지역을 운행하는 4개 노선 역시 민간 회사가 임시로 운행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인데도 고작 두 차례의 노사 간 교섭이 있었을 뿐 한 치의 진전도 보지 못했다. 되레 양 측은 고발과 책임소재 운운 등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더 큰 문제는 제 3의 중재자로 나서야 할 세종시 역시 전세버스를 긴급 투입하는 것 이외엔 별다른 대안이 없다는데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세종시와 세종교통공사는 노조의 임금인상 주장이 부당한 만큼 협상의 여지가 없다는 주장이다. 때문에 퇴로를 열어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며, 노조가 스스로 파업을 접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길 한 달 째, 서민들의 발이 꽁꽁 묶여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만 골탕을 먹고 있다. 파업으로 인한 고통분담 외에도 시민들이 떠안아야 될 혈세부담은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예비비를 들여 버스운행 중단노선에 전세버스 하루 25대씩을 투입하고 있다.

시와 세종교통공사가 버스 한 대당 하루 66만 원, 하루 1650만 원을 전세비용으로 지출하고 있다. 따라서 지난달 23일부터 현재까지 모두 4억 이상의 혈세를 들였고, 계속 부담할 것으로 예상돼 혈세부담은 눈 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이 같이 세종교통공사의 교통정책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세종도시교통공사 측은 최근 ‘2018년 지방공기업 우수혁신사례’에 선정돼 우수상을 받았다고 자화자찬하고 나섰다.

교통공사는 전국 399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에 ‘버스타고 시민평가단’ 운영사례로 응모해 높은 평가를 받아 ‘당당히’' 경영혁신 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자랑했다. 나아가 이번 수상이 출범한지 1년여 만에 이뤄냈다는 점에서 ‘뜻깊은 성과’라며 한 술 더 떴다. 이번 교통공사가 수상(受賞)한 ‘지방공기업 우수혁신사례’는 행정안전부와 지방공기업평가원이 후원하고 한국지방공기업학회가 주관했다.

이 때문에 수상기관을 심사한 행안부와 평가원, 공기업학회가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는 평가다. 수상대상 기관 선정과정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 신뢰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대중교통중심도시라는 이름을 내걸었던 세종시의 교통정책이 한심스럽다”며 “이런 판에 자화자찬하는 교통공사의 안일한 대처가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세종=서중권 기자 013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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