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학년들도 학업피로 호소

“요즘 그 정도도 안 하는 아이가 어디 있나요?”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권 모(39 여 대전 유성구) 씨의 말이다. 실제 권 씨의 아들 민 모(10) 군의 휴식시간은 하루 1시간 정도밖에 안 되는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휴식시간 1시간마저도 점심과 저녁을 먹고 남는 시간이다. 평일 민 군의 하루 일과는 오전 8시 등교해서 오후 1시까지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다.이어 오후 2시부터 요일별로 보습학원과 방과후학교에서 태권도, 피아노, 수영, 영어를 배운다. 그러나 민 군의 일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오후 7시 집에서 이뤄지는 학습지 교육과 학교 과제까지 마치고 나면 시간은 10시를 훌쩍 넘긴다. 민 군의 어머니 권 씨는 “같은 반 친구들 대부분 비슷한 일과를 보내다 보니 학원을 다니지 않으면 같이 놀 친구가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지만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권 씨의 말은 시험경쟁에 시달리고 사교육에 짓눌려 빗나가는 대한민국 초등학생들의 현주소를 그대로 말해준다.최근 들어 입학사정관제 등 대학입시 전형요소에 다양한 잣대들이 보태졌지만 입시 사교육은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형국이다.심지어 초등학교부터 대입 준비 교육이 시작되고 사교육 시장도 갈수록 비대해지고 있다.실제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사교육비 총 규모는 21조 6000억 원 정도지만, 국내 각 연구기관들은 40조 원을 웃돌 것이라는 추정치를 내놓고 있기도 하다.사교육 의존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게 교육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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