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남근 다발' 운운하며 "나도 메갈리안이다" 외쳐
최근 성체 모독 사건으로 남성혐오사이트 메갈리아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옹호했던 진중권 교수의 지난 칼럼이 새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지난 2016년 7월 27일 매일신문에 게재한 본인의 기명칼럼 '진중권의 새論 새評'에서 '나도 메갈리안이다'는 제목으로 메갈 이용자들을 옹호했다.
진 교수는 당시 '여자들은 왕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티셔츠 논란으로 촉발된 성우 김자연 씨의 넥슨 게임 하차 논란에 대해 "트셔츠 한 장으로 난리가 났다"면서 "극성 마초들이 넥슨으로 몰려가 요란하게 항의를 했기 때문"이라고 사태를 분석했다.
이어 "메갈을 공격하는 남자들의 논리는 한마디로 '메갈은 여자 일베'라는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자신이 일베와 다르다고 굳게 믿는 남자들이 일상에서 밥 먹듯 저지르는 성차별적 언행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헤아려야 할 것은 여성들이 대체 왜 저렇게 화가 났을까 하는 것"이라며 "남성 혐오에 발끈하는 남자들이 깨달아야 할 것은 대한민국 여성들은 (그러한 혐오 발언을) 앞으로도 평생 듣고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이 대목에서 훗날 두고두고 회자되는 문제의 발언을 했다. 그는 성우 김자연의 하차에 대해 "실도 여러 가닥 묶으면 밧줄이 되듯이 그 초라한 남근들이 다발로 묶여 큰 승리를 거둔 모양이다"고 비꼰 뒤 "남의 밥줄 끊어놓겠다는 비열한 협박으로 얻어낸 양아치 같은 승리"라고 촌평했다.
이 '남근 다발' 발언으로 인해 진 교수는 깨어있는 진보 지식인이자 진보 평론가의 위치에서 곤두박질, '진보의 변희재'라고 까지 불리는 등 회복하기 힘든 이미지 손상을 입었다.
진 교수가 당시 칼럼을 맺으며 남긴 말은 오늘의 메갈 사태에 비춰볼 때 의미심장하다.
진 교수는 "누가 대한민국을 저 남근 다발이 무서워 말도 못 하는 나라로 만들었을까"라고 개탄하며 "이제야 메갈리안의 행태가 이해가 될 정도다. 이 빌어먹을 상황은 나로 하여금 그 비열한 자들을 향해 이렇게 외치게 만든다. "나도 메갈리안이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2016년 페미니스트 성우 강제 하차 현실에 개탄했던 진 교수의 눈에 오늘날 메갈의 성체 모독 논란은 과연 어떻게 비칠 지, 많은 이들의 궁금증이 증폭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