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지역구 6명 중 5명이 보직 맡아
중구는 전무해 극명한 대조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한 제8대 대전시의회의 보직 배분에 있어 ‘원도심’이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사실상 독식(전체 의석 22석 중 21석)한 대전시의회의 비례대표 2석을 뺀 지역구 의석(19석)은 서구 6명(31.58%), 유성구 4명(21.05%), 동구·중구·대덕구 각 3명(각 15.79%)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는 5개 구별 선거인 비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의 대전 선거인 수는 121만 9513명으로 서구가 39만 5367명(32.42%), 유성구가 27만 2663명(22.36%), 동구가 19만 1362명(15.69%), 중구가 20만 6042명(16.90%), 대덕구가 15만 4079명(12.63%) 등이다.

하지만 시의회 보직자(의장, 부의장 2명, 상임위원장 4명, 운영위원장, 예산결산특별위원장 등 총 9명)는 서구 출신 시의원들에게 치중돼 있다. 서구 출신 6명 중 김소연 의원(서구6)을 제외한 5명이 보직을 맡고 있어 ‘과대’ 대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종천 의장(서구5), 윤용대 제1부의장(서구4), 박혜련 행정자치위원장(서구1), 이광복 산업건설위원장(서구2), 김인식 예산결산특별위원장(서구3) 등 서구가 지역구인 시의원들이 전체의 55.56%를 차지해 선거인 비율(32.42%), 의석 비율(31.58%)을 23%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

서구 다음으로 동구 2명(남진근 운영위원장, 이종호 복지환경위원장), 유성구(정기현 교육위원장)·대덕구(문성원 제2부의장) 각 1명 등의 순으로 시의회 보직자 명단이 짜였다.

유성구의 경우 보직자 비율이 11.11%로 선거인수 비율(22.36%)과 의석 비율(21.05%)의 절반 수준에 그쳤고, 중구 출신 시의원은 보직자가 한 명도 없어 서구와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선거인 비율이 16.90%, 의석 비율이 15.79%인 중구의 시의회 보직자 비율은 0%다.

이 같은 현상은 8·25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범계 대전시당 위원장(서구을)의 영향력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일고 있다. 8대 시의회 전반기 의장에 박 위원장의 후원회장인 김종천, 제1부의장에 박 위원장 지역사무소 본부장으로 활동해 온 윤용대 의원이 선출되는 등 시의회 요직에 그의 최측근들이 앉아 있다는 것은 지역정가에 미치는 박 위원장의 막강한 힘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은 “의원들 간의 합의를 내세우긴 하지만 실질적으론 보직 배분이 서구에 너무나 편중이 됐고, 지역 안배가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최 일 기자 choil@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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