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더위의 기세가 갈수록 매섭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겨울 추위는 정도가 약해지고 있지만 여름 더위는 해가 거듭될수록 맹위를 떨친다. 그러니 여름이 다가오면 모두들 긴장하고 겁을 먹는다. 습도가 동반된 한반도의 여름 더위는 고통 그 자체이다.

올 여름도 기록적인 더위를 기록했던 1994년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언론이 연일 보도하고 있다. 앞으로 여름이 되면 더위가 심해지면 심해질까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은 물론 대개의 사람들이 갖는 공통된 생각이다. 여름 대비가 철저히 요구되는 이유이다.

여름이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계절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굳이 나누어 생각하자면 냉방장치가 별도로 없는 야외에서 일을 해야 하는 이들에게는 하염없이 끔찍한 계절이다. 그래도 냉방장치가 가동되는 실내에서 일을 하는 부류는 외근 근무자들에 비하면 견딜 만 하다.

여름철 야외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사회적 배려와 관심이 각별히 요구된다. 기온이 최고조로 올라가는 시간대에는 근로를 피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 아울러 외근을 하는 이들에 대해 시원한 물 한잔 권할 수 있는 사회적 배려 문화도 정착돼야 한다.

집배원 택배원, 각종 배달원, 경찰관이나 소방관, 농부와 어부, 건설근로자 등은 야외 근무를 피할 수 없는 직종들이다. 이들은 여름 더위로 인한 사고 발생에 그대로 노출돼 있는 직업들이다. 주방에서 열기구를 이용해 음식을 조리하는 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주위를 살펴보면 여름에 위험을 무릅쓰고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직업은 참으로 많다. 특히 내국인들이 3D업종에 대한 기피 현상을 보이며 그 자리를 메우고 있는 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사회적 약자로 이들이 위험에 노출돼 있지 않은지 각별히 살펴보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에게 여름은 공포 그 자체이다. 여름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고 위험하다. 그러나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소보다 견디기 어려운 고통 수준일지 몰라도 누군가에는 죽음으로 내몰릴지도 모를 극도의 위험한 상황을 안겨주기도 한다.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며 소외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 내게는 그저 고통지수가 조금 높아지는 수준일지언정 그들에게는 사투가 이어지는 계절이 바로 여름이다. 눈을 크게 뜨고 주위를 살펴보며 극도의 위험에 노출된 이들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혹서기에 열사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발생했다는 뉴스는 이제 더 이상 해외토픽이 아니다. 우리에게 다가온 현실이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외국인근로자 등이 무사히 여름나기를 하고 있는지 사회적 사명을 갖고 유심히 살펴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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