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주최 측 추산 2만여 명 집결
혜화역·광화문 시위 주도한 '불편한 용기'와 다른 단체

 "안희정 무죄 규탄" 광화문 시위 아닌 또 다른 여성집회 열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열린 제5차 성차별·성폭력 끝장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무죄와 관련해 사법부를 규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행비서에 대한 성폭행 및 성추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지사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자 여성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앞에서 '미투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주최로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못 살겠다 박살내자'를 주제로 한 여성집회가 열렸다.
  그간 네 차례에 걸쳐 혜화역 시위 및 광화문 시위를 주도한 '불편한 용기' 측과는 다른 단체가 주관한 이번 집회에는 2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주최 측은 밝혔다.
  특히 20~30대가 주축을 이룬 기존 집회와 달리 이번 집회에는 40대 이상 중년여성들이 대거 참여해 대조를 이뤘다.

  참가 여성들은 안 전 지사에 대한 무죄 판결에 항의하기 위해 이날 집회에 동참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50대 여성은 "안희정 사건이 이슈가 돼서 그렇지 이전부터 이런 일은 있어 왔다"며 "젊은 친구들에게 빚지고 있다. 세상은 달라졌는데 변화가 전혀 없다는 것에 선배로서 미안하다"고 집회 참여 배경을 밝혔다.
  또 다른 50대 참가자는 "여자들이 저지른 잘못은 별것 아니라도 처벌되고, 남자들은 큰 잘못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며 "이것은 불공평한 국가"라고 주장했다.

  주최 측인 시민행동은 "안 전 지사 무죄판결은 미투운동 이후 성평등한 사회로의 전환을 기대했던 수많은 시민에게 큰 좌절을 안겼다"며 "국가권력으로부터 철저히 배제되는 사회에서 더는 살지 못하겠다는 여성들이 사회를 박살 내려고 거리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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