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재, 이영애 주연의 2001년 개봉작

아무래도 마누라가 변한 것 같다. 아침밥상은 고사하고 함께 잠들었던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사실 개그맨이랍시고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유아프로에 동물가면이나 뒤집어쓰고 나오는 한심한 신세인 건 안다. 그래도 이건 해도 너무하다....중략....그녀의 비밀을 알아버렸다. 박정연...정연아...오랫동안 살맛대고 살고 싶던 내 여자 박정연. 그녀가 아프댄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제 더 이상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없단다. 하느님 맙소사. 제발 조금만 더 시간을 주세요...

-남편 용기의 일기 중-

처음이자 마지막 고백. 여보! 용기씨! 미안해. 언제나 미안했어. 당신을 처음만나 사랑했던 시간들 내내 이제 얼마나 남았을까? 내가 당신을 만질 수 있는 시간이. 내가 당신에게 말하지 못한 많은 것들 당신을 이해할 수 있을 거라 믿어. 아마 당신이 나였어도 그랬을걸. 나, 지금까지 정말 당신 만나 사랑했던 거 후회한적 없어. 단, 한번도....당신은 세상이 내게 준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였어.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용기씨. 그럼 안녕!

-아내 정연의 편지 중-

2001년 개봉했던 이정재와 이영애 주연의 영화 선물.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듯이 눈물없이 볼 수 없을 것 같은 멜로 영화다.

특히 이 영화의 경우 필자는 고등학교 1학년 생으로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눈물을 흘렸다. 또 이후 어떤 멜로영화를 보아도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다. 그래서 꼭 한번 영화 리뷰 혹은 추천을 하게된다면 하고 싶었던 영화다. 감성적인 분들이라면 일기만 읽어도 눈시울이 붉혀질 수 있을만한 글이다.

간략한 줄거리는 이정재 이영애가 신혼부부로 나와 임신을 하고 남 부러울것 없이 최고의 나날를 보내고있는 가운데 결국 임신중에 아이를 잃어버리고 그 죄책감과 상실을 잊고 회복하려 자신도 슬프면서 더욱 아픔이 큰 아내를 위해 감동스런 일들을 하루하루 만들어나가는 스토리가 뭉클하게 느껴졌다. 이영화 스틸컷에 자주등장하는 이정재의 삐에로 분장을한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않는다. 특히 현재는 필자도 유부남이지만 대한민국의 모든 유부남들에게 바치고 싶은 영화다.

서지원 기자 jiwon401@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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