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반대, 전면 재검토해야”

<속보>=초등학교 저학년 하교시간을 오후 3시로 연장하는 것과 관련해 교육단체들의 반발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본보 9월 5일자 3면 보도>
대통령 직속 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지난 8월 말 저학년(1~4학년)의 하교시간을 현행 오후 1~2시에서 오후 3시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수 급감, 사교육 과잉, 아동의 낮은 행복도 등을 해결할 정책 대안으로 ‘더 놀이학교’를 도입해 아이들을 학교에 더 있게 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와 전교조 등 교육단체는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교총은 지난 1일 논평을 내고 “초등학교 저학년의 하교 시간 연장은 근본적인 저출산 대책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학생의 발달단계와 교육현장의 여건과도 맞지 않으므로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이어 “저출산 문제는 소득 수준, 생활·주거환경, 자녀관과 결혼관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되는 것이다. 돌봄을 확대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학교에서 아이들을 오래 돌봐주면 돌봄문제가 해결되고 출산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단순한 접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연장안이 학생과 교육에 대한 이해가 결여돼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총은 “초등학교 저학년은 부모와의 관계가 중요한 시기로, 학교보다 부모의 돌봄이 더 중요하다. 무조건 학교에 머무르게 하는 것은 학생·학부모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전국초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이들은 지난달 초등 3~4학년생 5133명과 교사 4734명을 대상으로 오후 3시에 하교하는 ‘더 놀이학교’를 도입하자는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제안에 대한 의견을 묻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결과 초등교사는 95.2%가 더 놀이학교에 반대했다. 교사들은 하교시각이 오후 3시로 늦춰졌을 때 학생의 정서적 피로(50.5%), 교사가 학생 안전과 분쟁에 대해 책임지는 시간 증가(21.7%), 수업준비와 상담·업무시간 부족(12.9%) 등을 우려했다. 특히 교사 94.1%는 입시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하교시각을 오후 3시로 늦춰도 학원수요는 줄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초등학생은 71.2%가 반대했다. 하교시간이 오후 3시로 늦춰지면 지금보다 학원을 덜 다닐 것 같으냐는 질문에 초등학생 52.2%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고 답한 학생은 21.2%에 불과했고, 모르겠다는 26.6%였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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