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 추산 6만여 명 집결 ··· 27일엔 혜화역서 첫 남성 시위, 성대결 주목

 태풍에도 집결한 여성들 ··· 5차 혜화역 시위 "리벤지 포르노 엄벌" 촉구 

여성들의 혜화역 시위 장면. [사진=연합뉴스]

 

  불법촬영(몰카) 범죄에 대한 경찰의 편파 수사와 법원의 편파 판결을 주장하는 집회가 6일 혜화역 인근에서 5번째로 열렸다. 
  여성단체 '불편한 용기'는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편파 판결·불법촬영 규탄 시위'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이날 시위에 총 6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1~4차 집회가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라는 이름으로 열린 것과 달리 이날 5차 집회의 명칭은 '편파 판결, 불법촬영 규탄시위'로 변경됐다.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 피의자 여성이 구속되면서 '남성이 피해자인 경우에만 경찰이 적극 수사에 나선다'는 주장으로 시작된 집회가 사법부의 편파 판결 규탄으로 이어진 것이다.

  '불편한 용기'는 "성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사법부는 남성들의 성범죄에 유독 관대하게 대처하며 성별에 따라 판결의 수위를 달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성 위주의 사법부는 어째서 남성 가해자에게만 감정이입을 하는가"라며 "여성은 남성들의 유희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여성을 남성의 전리품으로 여기는 편파 판결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사회에서 모든 불법촬영 가해자에게 강력 처벌이 이뤄지고, 여성들의 삶이 인간다워지는 그 날까지 시위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지난 시위 때와 마찬가지로 주로 붉은 옷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들은 "가해자 편 사법부도 가해자다", "편파 판결 상습 판사 각성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여자라서 실형 선고, 남자니까 집행유예', '안희정 유죄 사법정의'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참가자도 눈에 띄었다. '경찰대 여성 비율 90%', '헌법재판관 여성 임명', '여성 장관 100% 임명' 등을 요구하는 구호도 등장했다.

  일부 남성들이 휴대전화를 들고 시위가 열린 도로 인근에 있으면서 주최 측과 마찰을 빚거나 경찰의 제지를 받기도 했다. 이들이 휴대전화로 시위 장면을 촬영하는지, 본인을 촬영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시위 장소 출입을 막았다.
  시위 도중 인도에서 2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비비(BB)탄 총을 꺼내 들면서 경찰이 총을 빼앗는 소동도 벌어졌다. 경찰은 인근 파출소로 이 남성을 임의동행해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한편, 여성 시위의 상징인 혜화역 인근에서 오는 27일 '곰탕집 성추행 사건' 등 남성 피의자에 대한 법원의 편파판결에 항의하는 남성들의 첫 시위가 열릴 예정이어서 '성대결 양상 격화' 등 파문이 예고되고 있다.

  김재명 기자 lapa8@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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