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24시간 어린이집 세부계획 마련중
도내 만 2~5세 영·유아 대상
시간제, 저렴한 비용으로 보육지원

충남지사 관사. 문승현 기자

내포신도시에 있는 충남도지사 관사가 도민들에게 24시간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린이집으로 탈바꿈한다. 민선 7기 양승조 지사 체제 출범 이후 3개월 만에 호화 관사 논란과 관치시대 유물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양 지사가 도정 전략과제로 내세우며 강력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저출산 문제 극복과 맞닿은 활용방안이어서 관사 용도 전환의 명분과 실리를 모두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충남도에 따르면 최근 지사 관사를 ‘충남형 24시간제 전담어린이집’으로 바꿔 개방하는 안을 확정하고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도내 만 2~5세 영·유아를 둔 부모라면 원하는 시간 동안(시간제) 저렴한 비용으로 아이를 시설에 맡길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내포신도시 충남보훈회관 내 좁은 공간(49.5㎡)에 세 들어 있는 충남육아종합지원센터 분소도 관사로 이전한다. 이 센터는 만 6~36개월 미만 양육수당을 받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시간제보육실과 장난감 1093종, 도서 1441권을 보유·대여하는 키움노리공간, 이동식놀이교실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시설들을 그대로 관사로 옮기면서 추가로 24시간 내내 개방된 공공의 보육서비스 체계를 만들겠다는 구상인 것이다. 도 관계자는 “현재 충남육아종합지원센터 분소가 낮에만 운영하고 있는 시간제어린이집을 24시간으로 확대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의 시간제어린이집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원제로 운영 중이며 800명 가량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시간당 4000원을 받는다.

이 관계자는 “맞벌이부부의 야근 등 야간긴급수요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시간만큼 영·유아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하고 쾌적한 보육환경에서 실질적 양육부담을 줄여주려는 취지”라며 “이런 형태의 어린이집은 전국 첫 사례로 안다”고 부연했다.

도는 일단 센터 이전과 관사 리모델링 등 비용으로 1억 5000만 원, 연간 운영비로 1억 5000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도 공유재산인 관사를 노유자시설로 용도전환하는 등 행정절차를 밟아 내부 리모델링을 마치면 내년 3월경부터 24시간제 어린이집을 본격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사 관사는 도청사 이전과 함께 2012년 말 준공됐다. 홍성 홍북읍 신경리 일원의 땅 2150㎡(650평)를 12억 1400만 원에 사들여 연면적 340.8㎡(103평) 규모로 지었다.

건물은 모두 4개동이며 관사공간이 231㎡(70평)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창고와 차고, 경비실이 각각 30~40㎡ 면적으로 들어서 있다. 안희정 전 지사는 관사에 입주해 살며 외빈접대 등으로 이용했다.

양 지사는 취임 전부터 “관사를 도민의 품으로 돌려 드리겠다”며 관사 불용(不用) 방침을 분명히 했고, 도는 관사 용도전환 자문위원회를 꾸려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해 왔다.

내포=문승현 기자 bear@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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