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로 본 대전의 지세는 삼태극(三太極)과 오행의 기운을 담고 있다. 삼태극의 형상은 대전을 크게 3곳으로 구분한다. 하나는 동구, 중구, 대덕구 지역을 이루고 가운데 하나는 서구와 둔산지구를 형성한다. 나머지 하나는 서구 관저지구와 도안지구, 유성구 전역을 이루고 있다. 삼태극이 다시 세분화되어 동구, 대덕구, 중구 지역이 먼저 개발된 후에 서구 둔산이 개발되고 관저, 도안, 유성구로 오행의 순환 원리에 맞게 발전의 축이 옮겨가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술년(戊戌年)이 지나가고 기해년(己亥年)이 시작되고 있다. 올해 대전시 최대의 화두는 ‘대전 방문의 해’이다. 대전시 승격 70년, 광역시 승격 30년, 이른바 7030 프로젝트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관광대전의 위상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시민으로서 당연히 기쁘고 반갑게 맞이해야 하지만 한편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대전의 미래 희망이 담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풍수는 단순히 개인의 길흉화복(吉凶禍福)에 관점을 두는 것이 아니다. 자연의 원리를 통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순차적으로 변화됨을 연구하고 이를 인간의 삶에 접목하여 이롭게 하는 학문이다. 또 최고의 길지인 명당은 지세도 중요하지만 거기에 걸맞은 역할을 할 적절한 시대를 만나야 그 빛을 발휘할 수 있다. 대전은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삼한,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 조선, 일본제국 시기를 지나 현재에 이르고 있다. 수천년의 시간이 지나갔으나 작은 촌락으로 큰 변화 없던 대전이 조선의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서서히 그 역량을 발휘하면서 성장하게 된다. 이는 대전이 해야 할 역할의 시기가 도래됐음을 의미한다.

대전은 과연 무슨 역할을 해야 할까? 대전을 이루는 산과 물의 지세는 삼태극과 오행의 기운을 담은 형세가 오랜 기간 큰 변화 없이 유지돼 왔으나 시대의 변화에 새로운 역할을 하기 위해 명당이 출현하게 됐다. 이 세상을 신의 영역을 얘기하는 신이 주인공인 신화시대가 지난 이후에는 역사시대로서 인간 중심의 시기로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초기에는 힘 있는 일부 지배층이 주인공인 황제나 왕조의 시대가 이뤄지고 또 다른 시기로 변화돼 모든 인간이 주인공인 시대로 바뀌게 될 것임을 풍수가와 도참사상가인 선지자들은 미리 예견하고 있었다. 이에 우리나라에 시대를 이끌어 갈 도읍이 될 명당이 3곳이 있었고 이 중 2곳은 왕조 시대의 명당이며 이 시기가 지나면 나머지 한 곳에는 백성이 주인인 시대의 도읍이 될 것으로 지목했다. 이때를 계룡산 시대라 했고 그 시작이 대전의 역할임을 깨달아야 한다. 대전은 우연히 발생된 것이 아니라 필연이며, 대전시민은 시대의 사명을 이행해야할 책무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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