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유행질환 일찍 도래
호흡기 취약층 외출 자제해야

#. 6살 아이를 둔 최준희(36·대전 동구) 씨는 최근 아이를 데리고 소아과를 찾았다. 미세먼지가 심해진 후로 아이가 잦은 기침과 노란 콧물로 고생하고 있는데다 자신도 마른기침이 계속됐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경 소아과에 도착한 그는 먼저 온 환자들로 인해 1시간 반이나 대기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는 콧물이 심해 항생제를 처방받았고, 의사에게 취약층인 아이는 물론이고 성인인 최 씨도 미세먼지 마스크를 꼭 쓰고 다니라는 주의를 받았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자 병의원이 호흡기, 안과 등의 질환 환자로 북적대고 있다. 보통 미세먼지와 황사가 자주 찾아오는 3월부터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비염, 천식 등의 환자가 증가하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더 일찍 병원이 더 붐비기 시작했다는 게 의료계의 전언이다.

대전 동구 한 소아과 관계자는 “모두 미세먼지의 영향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세먼지가 짙은 날이 계속되면서 기침이나 재채기, 콧물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었고 특히 호흡기 취약층인 영유아들이 콧물이나 재채기가 심해져 축농증으로 이어지는 증상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세먼지는 모든 연령에 영향을 끼치지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는 더욱 민감하다. 미세먼지로 인한 각종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평소에 일기예보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미세먼지 농도를 수시로 파악하고 미세먼지 농도가 나쁠 땐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 일반인은 외출이나 야외활동을 할 때 미세먼지를 차단하는 마스크를 착용한다. 다만 어린이, 임산부, 노인 등 미세먼지 취약계층과 기저질환자의 경우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썼을 때 호흡곤란, 두통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면 마스크를 즉각 벗어야 한다.

대전성모병원 홍성엽 응급의학과 교수는 “미세먼지가 높을 때는 실내에 있으라고 권고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마스크는 KF 95이상이 돼야 효과가 있기 때문에 호흡기 취약계층은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강선영 기자 kka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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