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용진 한국교통안전공단 대전충남지역본부 교수
완연한 봄기운이 느껴진다. 올해는 작년에 비해 미세먼지가 기성을 부리고 있다. 아침에는 안개와 더불어 미세먼지까지 자욱하게 되어 시야가 흐릿한 경우가 많아 운전하기엔 아주 불편한 시기이다. 특히 전방이 흐릴 때는 한 지역에서 많은 차들이 추돌하는 대형사고도 빈번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우선 앞이 잘 안 보이는 상황은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 운전자나 보행자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따라서 안개등이나 차폭등을 켜서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기 차의 존재를 알려한다. 이렇게 자기 자신의 위치와 진행방향을 미리 상대방에게 알리면 시인성이 높아지게 되고 그만큼 교통사고의 위험성이 낮아지게 된다.
둘째, 전방 시야가 불량할 때에는 차간거리를 충분히 두고 운전해야 한다. 앞차와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두 배 이상 충분히 유지하는 것이 좋다. 운전이 다소 서툴다면 선두에서 운전하는 것보다는 다른 차의 뒤를 따라가는 것이 좋고, 앞차의 미등을 기준으로 뒤따라가는 것이 바람직하고, 만약 앞차가 없다면 중앙분리대나 가드레일 등을 기준으로 도로를 확인하며 운전해야 한다.
셋째, 당연한 말이지만 전방 확인이 어려울 때에는 앞차가 보이는 거리를 감안하여 속도를 평소의 절반까지라도 감소시켜야 한다. 평상시 앞이 잘 보일 때에는 운행 속도에서 약 15를 뺀 만큼의 차간거리를 유지하면 좋다. 예를 들어 시속 80㎞로 주행할 경우 적정한 차간거리로 65m를 두는 것이 좋다. 하지만 미세먼지나 안개가 자욱할 때에는 앞차나 보행자가 보이는 거리를 감안해 그 거리 내에서 제동 가능한 속도까지 감소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전방 시계가 매우 불량한 상태에서 과속도 위험하지만 반대로 갑자기 속도를 떨어뜨려 급정지하는 것도 절대 금물이다.
넷째, 귀를 통해 교통정보 일부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창문을 열어놓고 운전하는 것이 좋고, 만약 미세먼지가 자욱할 경우에는 최소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라디오나 카세트를 틀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섯째, 앞이 잘 안 보이는 날 교차로에서는 특히, 좌회전하게 될 경우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교차로를 통과하기 위해 신호를 기다릴 때에 주차 브레이크만 사용하는 운전자가 있는데 풋 브레이크를 사용하면 제동등이 점등돼 뒤따르는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으므로 주차브레이크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풋 브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추돌사고 예방에 도움이 된다. 교차로에서 신호가 들어오더라도 필요하다면 경적을 울리고 반응을 살펴 안전하다는 확신이 있을 때 통과하도록 한다.
따라서 전방이 잘 보이지 않을 때에는 늘 다니던 길이라도 평상시와 같이 운행하다가는 교통사고를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추측운전보다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속도를 줄이고 앞차와의 차간거리를 충분히 두는 등 안전운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