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이글스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인 외야수 이용규 때문이다. 정규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갑자기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안되면 방출해달라는 이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구상을 어느정도 끝낸 한화로서도 당황스러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화가 이용규에게 할 수 있는 것은 3가지다. 문제를 일으켰지만 품고 가거나, 타팀으로의 트레이드, 방출이다. 3가지 안 모두 현 상황으로서는 쉽지 않다.
한화는 지난 16일 이용규에서 육성군으로의 이동을 통보했다. 육성군 행은 개막을 앞둔 현 시점에서 보면 전력외라는 이야기다. 한화로서는 이용규는 명백한 주전 전력이다.
이용규가 트레이드 카드를 선택한 것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메인 1번 타자, 중견수에서 9번 타자에 좌익수 등이 한꺼번에 바뀌었다. 서운함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국가대표 2루수인 정근우는 지난해 1루수에 이어 올해는 중견수를 맡았다. 팀이 어려울 때면 1루수, 2루수, 중견수, 좌익수 등 모두 맡았다는 점을 보면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이용규의 심정도 이해는 가지만, 타이밍이 좋지 않다. 타팀은 이제 어느정도 전력구상이 끝났다. 현 상황에서 트레이드는 쉽지 않다. 어찌보면 감독의 고유권한에 반기를 든 것인데 받아줄 만한 구단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렇다고 방출도 쉽지 않다. 거의 10억 원에 가까운 돈을 주면서까지 방출한다는 것은 한화로서도 어려움이 있다.
이용규의 이같은 행동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개막을 앞둔 시점에서의 돌출행동은 분명 팀에 좋은 영향을 끼칠리 없다. 육성행 동보를 받은 이용규를 향한 팬들의 시선이 좋을리 없는 이유다.
유상영 기자 you@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