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대전시민대학 유머달인 강사

유머는 가까운 사람을 우리가 다 아는 이야깃거리로 웃기는 것이 비법이다.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를 갖고 나부터, 가족부터 웃길 수 있어야 세상도 웃길 수 있다. 공자님도 ‘근자열(近者悅)이면 원자래(遠者來)’라고 하여 가까운 사람이 즐거우면 멀리에서도 사람이 온다고 했다. 그래서 유머는 맨 먼저 가족에게 써먹어서 웃음의 방아쇠가 당겨지는지를 시험해봐야 한다.
*동학사에 가기 위해 시내에서 유성골프장까지 운전해 왔는데 갑자기 아내가 “여보, 집에서 다리미 코드를 안 빼고 왔나 봐. 다시 집에 가 보자”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할 수 없이 집에 되돌아와서 확인해 보니 코드는 분명히 잘 빼둔 상태다. 이번에는 마곡사의 구절초 꽃구경 간다며 박정자삼거리를 지나는데 또 아내가 “여보, 다리미 코드를 안 빼고 왔어. 이번에는 확실해. 다시 집에 가야겠다”라는 것이 아닌가. 그러자 남편이 갓길에 차를 세우더니 트렁크에서 다리미를 꺼내오는 것이 아닌가!
*노부부가 나들이 간다며 국도를 달리다가 휴게소 등나무 밑에서 차 한 잔 마시고 다시 출발했다. 한참 달리고 있는데 운전하던 할아버지가 “아이고, 내 선글라스! 휴게소 탁자에 두고 왔네.” 그 말을 듣고 할머니가 “정신머리도 없이 자기 물건은 자기가 잘 챙겨야지. 나이 드니 별수 없구만…” 할 수 없이 되돌아갔다. 차를 멈추고 할아버지가 등나무 아래 의자 쪽으로 바삐 가는데 뒤에서 할머니가 큰 소리로 외쳤다. “내 모자도 거기 있을거여!”

금강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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